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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갖고 와! 다 죽이게…이 빨갱이 X들!"

우익단체 'MB 비판 법회' 조계사 난입…경찰 조사 착수

정부의 종교 편향 정책을 비판하며 전국 3000여 개 사찰에서 동시 법회가 열린 22일 오후, 극우단체 회원들이 조계사 경내로 난입해 집기를 훼손하며 난동을 부려 논란이 일고 있다. 조계사 측은 "백주대낮에 군복을 입고 행패를 부린 있을 수 없는 참극"이라며 즉각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조계사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37분께 군복을 입은 우익단체 회원 7~8명이 조계사 경내로 난입,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야, 이 씨XX아", "이 빨갱이 X들아!"라고 욕설을 퍼붓고 탁자를 걷어차며 난동을 부렸다. 또 "총 가지고 와라", "이것들을 다 쏴 죽이겠다"라고 신도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당시 경내에는 '동지기도회향법회'와 '민족문화수호를위한동시법회'를 마치고 동지팥죽 공양을 하던 신도 수백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에 조계사 종무원들이 급히 경내에서 나갈 것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정보센터 앞에서 라이트코리아, 고엽제전우회, 녹색전국연합 등 우익단체 회원 50여 명이 집결해 '정부 비판 법회'를 연 조계종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빙자한 이 집회에서 "조계종은 정치 개입을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오후 2시10분경 출동한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리자 곧바로 해산했다.

▲ 보수단체 회원들의 조계사 난입으로 불교계가 또 한 번 격양됐다. 23일 조계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훼불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시안(선명수)

"친정부 관변단체들, 백주대낮에 불교 폄훼…참담한 일"

극우단체 회원들의 난동으로 불교계는 또 한 번 격양됐다. 조계사는 23일 오후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내에 난입한 보수단체들은 국고예산으로 보조를 받는 친정부 관변단체"라며 이들의 '불교 폄훼'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사 행정국장 성진 스님은 "동지법회가 열리는 백주대낮에 군복에 군화를 신고 경내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는 행위를 보면서 침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또 하나의 국민 분열을 잉태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세용 종무실장은 "난입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군복을 입은 한 보수단체 회원이 '나도 왜 여기에 동원됐는지 모르겠다', '국가보훈처에서 나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로경찰서는 조계사의 요청에 따라 경내에 난입한 보수단체 회원 2명에 대해 폭행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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