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재보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성북을 선거를 두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복잡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향후 정계개편에 미칠 영향에까지 촉각이 곤두섰기 때문이다.
이인제+장기표+뉴라이트, '조순형 지원군' 구축
당초 성북을 선거에 모아진 관심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 조순형 전 의원이 출마했다는 사실 자체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가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와의 격차를 10% 안팎으로 좁힌 것으로 나타나면서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무엇보다 국민중심당 이인제 최고위원,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 뉴라이트 전국연합 일부가 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선거 결과가 중앙정치에 미칠 여파까지도 주목받게 됐다. 비록 조 후보와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결합한 측면이 강하지만, 자연스럽게 반노(反盧)-비(非)한나라 전선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장기표 대표는 22일, 이인제 의원은 23일,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목사는 24일 각각 지원유세 일정까지 조율해 놨다.
수도권 원내교두보 확보를 통해 향후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실질적 목표를 가진 민주당은 크게 고무됐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21일 지원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민주당이 잘못이고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조 후보를 당선시키면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민들에 의해 심판받은 탄핵이 여전히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조 후보가 반노-비한나라당을 만든다는 미명 하에 드디어 뉴라이트까지 끌어들여서 연합전선을 편다는데 도대체 조 후보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탄핵은 옳다고 하던 모습, 내 정체성과 상관없이 뉴라이트 연합과도 연대하겠다는 모습에서 이제 조 후보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동안 수해복구 지원활동에 총동원됐던 지도부도 이번 주말부터 재보선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 대변인은 "지금 굉장히 상황이 좋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당 후보들의 선전을 위해서 지도부 및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번 주말 해당 지역을 방문해서 열심히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긴장은 여전히 10% 안팎의 낮은 지지도에 머물고 있는 조재희 후보가 큰 격차로 패할 경우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신계륜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는 물론이고 '탄핵 주역'에게까지 뒤쳐진 데에 따른 자존심 훼손은 차치하더라도,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경쟁 양상도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공격의 고삐를 죄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필요할 경우에는 공산당하고도 손잡고 일을 하는데 국내에서 이 분들이 수구세력도 아니고 급진세력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도움을 마다하느냐"고 재반박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이를 가지고 정체성 문제를 삼지만, 열린우리당은 슈퍼평당원인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자고 그렇게 애걸복걸하지 않았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친정 잘 되는 것을 그렇게 배 아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성북을 외의 다른 세 곳 선거는 싱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 부천 소사에선 한나라당 차명진 후보가 우리당 김만수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놨고, 서울 송파갑에서도 한나라당 맹형규 후보는 공천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당 정기영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 있다. 경남 마산갑에서도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가 무소속 김호일, 열린우리당 김성진 후보 등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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