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수빈이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나서 머릿 속엔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자기 자신의 병을 어떻게 생각하고 내가 거기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다고 말해야 할까.... 첫 수업 전까지 내 머릿 속은 걱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수빈이와의 첫 만남!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시작된 첫 수업은 '총괄평가'를 진행할 차례였다. '하필이면...' 교재도 다 풀어놓지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서 다 풀게 하고 온 것이, 어색한 첫 수업이었다.
수빈이는 아프지만 매우 밝고 착한 아이다. 다만 조부모님과 살며 학습습관이 잡혀있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몸은 좀 불편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굉장히 건강하다는 확신을 주어 관리하는 나에게 힘이 되었다.
회원의 마음까지 관리하기
'수빈이를 어떻게 대하면 기분이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일까.' 내가 대하는 모습에서 수빈이가 변해간다는 마음으로, 학습관리뿐 아니라 수빈이의 마음 관리도 병행했다. 수빈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선생님이 바뀌고 나서 약간의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 이외엔 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하지만 처음엔 장시간 앉아 수업을 하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수빈이의 불편한 다리가 걱정이 되어 수업 중간에 계속 신경쓰며 수업을 진행할 정도였다.
나의 기우를 뒤로 하고 수빈이는 공부에만 열중하며 나를 잘 따라 주었다. 단지 진도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보이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교재를 안 풀었을 때는 반드시 그 자리에서 풀게 하고, 자신이 한 공부에 대해서는 작은 보상으로 공부의 동기를 부여해줬다.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하기
수빈이와 3달 정도 수업을 같이하면서 나 자신도 많은 것이 변했다. 우선 수빈이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대하고 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똑같이 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교재의 어려운 문제, 즉 자신이 하기 싫어나는 것에 대해 우선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도록 분량을 줄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지금도 교재 페이지마다 나의 별들이 빤짝이고 있다. 처음에는 싫어하던 합피감수 원리 부분에서 대해서도 이제는 자신이 알아서 풀고 있다. 뺴기를 할 때도 언제나 손가락 과 동그라미로 하던수빈이가 이제는 머리로 생각해서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나의 노력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기분에 선생님이 된 보람을 느낀다.
수빈이와의 시간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수빈이가 순수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조금만 힘이 들고 몸이 아프면 쉽게 포기하고 누워 버리는 나의 삶에 대한 고찰과, 나의 건강한 몸에 다시금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수빈이와 얼마나 공부를 더 할지 모르겠지만 나나 수빈이가 항상 지금의 모습처럼 밝고 순수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나보다 수빈이를 먼저 알고 공부를 함께해 온 윤경희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선생님의 노력이 수빈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웠고, 지금의 수빈이를 가꿔온 것이 아닐까?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의 가능성의 키를 쑥쑥 키워주고 있는 재능교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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