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여주경찰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29일 오후 9시45분께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강천보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김모(48) 씨가 공사현장 위에서 추락한 거푸집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임 씨는 이날 야간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했으며,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 강천보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은 지난 4월 촬영된 것이다. ⓒ프레시안(선명수) |
여주경찰서는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어젯밤 강천보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가 사고로 숨졌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4대강 사업 현장에서 잇따라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한 무리한 공사가 이 같은 참사를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여주군에서 4대강 사업 관련 사고가 도대체 몇 건인지 모르겠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무리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인부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고, 결국 과로를 비롯한 사망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무리하게 야간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깜깜한 밤에 시계(視界)가 확보되지 않아 이번 사고 역시 발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주에서만 7명, 낙동강에서 4명 숨져…"속도전이 참사 낳았다"
4대강 사업으로 여주군에 들어서는 3개의 보 중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공사 현장의 사건·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월 여주군 능서면 여주보 가물막이 공사현장에서는 인부 유모(70) 씨가 15톤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으며, 지난 17일 이포보 공사 현장 인근에선 훈련 중이던 군 보트가 전복돼 군인 4명이 숨졌다.
당시 군인들이 탄 보트는 이포보 공사 현장을 지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주민들 역시 "이포보 건설로 강폭이 줄면서 물살이 세지고 와류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해, 4대강 사업이 낳은 '인재'라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관련 기사 : 軍보트 전복…"4대강 공사 이후 물살 세졌다" 논란)
비슷한 사고는 지난 8월 여주보에서도 발생했다. 공사 현장 인근에서 주민 안모(59) 씨가 수석 채취를 위해 고무보트를 타고 가다가 보트가 전복돼 사망한 것. 역시 보 공사로 강폭이 대폭 좁아지면서 물살이 세져 발생한 참사였다.
▲ 17일 오후 남한강 이포대교 인근에서 훈련 중 전복된 군 보트에 탑승하고 있던 군인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
이밖에도 지난 17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 낙동강에서만 4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4대강 사업 관련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강 의원은 "다른 4대강 공사 공정율과 비교해 계획 대비 높은 실적율을 보이고 있는 낙동강 공구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며 "특히 전체 사고의 절반가량이 보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어 "2010년 상반기 국내 총 산업재해발생률만 따져 봐도 건설업 산업재해는 감소하는 추세인데, 유독 4대강 공사 현장만은 예외인 현실"이라며 "속도전이 참사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 4대강 현장 사망사고 속출…낙동강에서만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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