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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얼보다 더 리얼한 전율 연출 김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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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터뷰] 리얼보다 더 리얼한 전율 연출 김한내

[人 스테이지] 디테일을 배제한 도식적 연기로 승부! '봄작가, 겨울무대' A팀 1st stage '동창생-한놈만죽인다'

바야흐로 겨울이다. 손발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도 열정으로 똘똘 뭉친 대학로 무대는 365일 뜨겁다. 계절 막론하고 절찬 공연으로 대학로 거리 벽면은 빼곡하지만, 올 겨울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봄작가, 겨울무대'이다. 작년에 이은 2010 '봄작가, 겨울무대'는 정평이 난 젊은 연출가를 발굴, 신춘문예당선작가와의 제작기회를 통해 개성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그 중 A팀 1st stage를 꾸밀 김한내 연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출신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두 번째 참여한다. 그녀는 연극 '우릴 봤을까?'에서 제4회 CJ 페스티벌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 남산예술센터 신진연출가 기획전에서 세밀한 감정묘사와 치밀하고 획기적 연출을 보여줬다. "저더러 한예종의 꽃미남이래요(웃음)." 천진난만한 소년의 웃음을 지닌 김한내 연출은 연약할 것 같으면서도 이목구비가 또렷한 깔끔한 인상이었다. 3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인 그녀 특유의 털털함과 소박함은 인터뷰 내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 ⓒnewstage

이번 작품 '동창생-한놈만죽인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된 이난영 작가님의 작품이에요. 한 마디로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죠. 30대 중반의 고등 동창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그중 한 명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서 동창들을 초대한 것이죠.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실제 그들을 초대한 이유는 과거 자신에게 한 잘못을 응징하기 위함이었죠. 장르로 친다면 약간의 스릴러 서스펜스라고 봐야 할까요? 내면의 악한 본성을 들추는 작품이에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 악당과 선인이 뚜렷하게 나눠지죠. 이 작품은 복수를 한 사람과 당한 사람 모두가 악한 면을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간혹 보면 술자리에서 목숨 걸고 말싸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이야기를 쏟아내지만 옆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이처럼 사소한 감정들이 증폭돼 죽고 죽이는 극적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작품의 방향이에요. 1박 2일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한 호흡으로 스피트하게 풀어냈어요.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많아요.

▲ ⓒnewstage
어떤 무대 연출을 보여주실 예정인가요?
저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벽이 주는 느낌만을 살려 세트 없이 하고 싶었어요. 이번 작품 배경이 지하작업실이라 극장과 제법 잘 어울리는 설정이에요. 이번에도 '우릴봤을까' 무대를 디자인 한 디자이너가 참여해요. 지난 '우릴봤을까?'는 오브제, 모래, 석고를 사용해 무대를 꾸몄다면 이번에는 거울을 사용하죠. '복수가 왜 일어날까?'를 생각해보면 그 바탕에는 '나는 소중하니까요'라는 생각이 깔려 있어요. 일종의 나르시시즘이죠. 나르시시즘이 복수를 야기할 수 있다는 모티브에서 거울을 중심 이미지로 설정했어요. 오경택 연출님과 같은 날 공연해서 무대디자이너가 같은 분이세요. 한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은 한 번에 보는 것이기 때문에 거울로 큰 이미지를 일치를 시켰어요. 같은 오브제인데 작품마다 다른 게 표현되기도 하고, 같은 용도로 쓰이기도 하죠. 관객들에게 연극적 재미를 줄 수 있을 거예요.

'연출'에 대해
늘 그렇지만 작품이 요구하는 색다름이란 게 언제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연출이 대단한 걸 부여하는 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읽다보면 색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작품에서 연출만의 특유한 스타일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연출가나 로망을 가지고 있잖아요. 아티스트처럼 보이니까요. 시간이 지나 40-50대가 되면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겠죠. 전 본격적으로 연출로 무대에 선지 고작 만1년 됐어요. '봄작가, 겨울무대'와 같은 프로그램이 재밌는 게, 제가 찾았으면 못 만났을 작품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기회를 통해 저만의 색깔을 찾을 수도 있고, 강점과 약점도 파악할 수도 있으니까요. 대본을 읽다보면 텍스트를 표현함에 있어 해방구를 찾았을 때 쾌감을 느껴요. 기본적으로 텍스트의 멘탈리티가 맘에 안 들면 연출이 어렵죠. 초연만 하다보니까 작가의 의도를 존중하고 최대한 그 느낌을 실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newstage
이번 무대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연기적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요즘 디테일이 강화되는 영화나 드라마 연기에 익숙한 배우들이 많죠. 현재 함께 팀을 이룬 배우들도 브라운관 밖에서 연기는 많이 해보지 못한 친구들이에요. 도식적이거나 공식적인, 다시 말해 핵심부분만 드러나는 일종의 편집된 연기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불필요한 디테일을 제거하고 순간 집중되는 감정만을 부각, 과장해서 표현하는 연기 말이죠.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런 연기요. 레프도진 말리극장 앙상블이 그걸 잘 보여주죠. 감정을 증폭시켰지만 리얼하지 않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리얼함이 증폭되죠. 이를 연극적 과장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만큼의 진정성을 담으니 오히려 관객은 전율을 느끼게 되죠. 꼭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요. 아마 그것 때문에 배우들이 힘들어질 거예요(웃음). 앞서 말한 연기 스타일이 이번 작품과 잘 맞아 떨어져요.

'봄작가, 겨울무대' 서게 된 소감은 어떠세요?
'봄작가, 겨울무대'에 감사하죠. 젊은 연출가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단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인재들을 육성, 배출하겠다는 의도가 좋아요. 한팩과 같은 신뢰도 강한 집단에서의 사업이 연출가들에게 많은 위안을 주죠. 지금도 많은 젊은 작가, 연출가들은 작업 장소를 어디로 잡을지 허덕이고 있으니까요. 사실 대학로 공연들도 옥석의 구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장경제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건 절찬 공연이 되죠. '봄작가, 겨울무대'가 이러한 대학로의 공연들을 정리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작품을 발견해 지원해주겠다는 취지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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