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초대 방위사업청장이 취임 7개월 여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빠르면 19일 중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김 청장은 당초 지난 18일 출국해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무궁화 5호' 로켓 서명식에 참석하고 21일에는 케네스 크리그 미 국방부 획득차관 등과 한미 방산협력 증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출국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출장계획을 취소했다.
김 청장의 출장 취소는 윤광웅 국방부장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출장 취소 직후 "곧 있을 차관급 인사를 앞두고 용퇴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일부 언론을 통해 밝혔지만 사퇴 배경은 다른 데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청장은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출장 중 상부 보고 없이 출장기간을 연장해 직접 업무관련성이 있는 재벌 계열사 방위산업체 임원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경합을 벌였던 공중조기경보기 선정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약 1조 6000억 원이 투입되는 공중조기경보기 도입을 두고 미국 보잉사의 E-737과 이스라엘 엘타사의 G-550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방위사업청은 사실상 보잉사 기종을 도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엘타사는 "방위사업청이 부당한 요구조건을 추가로 제시해 탈락할 처지에 놓였다"고 반발, 지난 13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주재한 방위산업추진위원회는 기종을 확정하지 못하고 일단 '7월말 재심의'를 결정했다.
한편 국방부 조달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 청장은 지난해 5월 소장으로 예편한 후 같은 해 8월부터 방위사업청 개청 준비단장을 맡았고, 올해 1월 1일 방위사업청 출범과 동시에 초대 청장으로 취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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