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軍 대응 포격 '15분' 지체, 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軍 대응 포격 '15분' 지체, 왜?

北 자주포 진지변환 포격했으면 피해 미미할 수도

연평도 포격전과 관련해 우리 군의 대응 포격이 늦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군의 피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군이 포격을 개시한 시간은 23일 오후 2시34분. 우리 군이 대응 포격을 개시한 시간은 15분 후인 2시49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북한 내 포 진지, 지휘소 등의 표적을 최신으로 유지하고 있고, 항상 전투태세를 유지하는 전방 포병부대임을 감안할 때 즉각 대응 포격이 이뤄졌다면 아무리 기습 공격이었더라도 10분 이내에는 대응 포격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군 측에서는 "처음 30여 발이 포병 중대 2곳과 레이더 사이트 등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북한 군의 포격 순간 일단 대피한 뒤 전투 태세를 갖췄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는 사격 훈련 중이어서 포신의 방향을 바꾸는 방열을 다시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8월 백령도에서 실시된 해병 K-9 자주포 사격훈련 모습. ⓒ연합뉴스

또한 정확한 타격을 위해 대포병 레이더(AN/TPQ-36)에서 적의 포격 지점을 정확히 수집해야 했고, 소총 사격과 달리 정상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포병 사격의 특성을 감안할 때 13분 후 대응 포격은 늦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 군의 2차 포격이 개시된 이후의 대응 포격이다. 북한 군이 오후 3시10분 또 다시 일제 포격을 가했는데, 우리 군은 14분이 지난 오후 3시25분에야 대응 포격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포격 당시와 달리 완전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던 2차 포격에서도 대응 포격이 14분이나 지체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북한군, 자주포 진지 변환 포격 했다면

이번 포격전에 대해 "북한 군이 작심하고 선제 포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북 측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도발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 군이 1차 포격을 가한 뒤 진지 변환을 통한 회피기동을 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을 가능성이 높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1차 포격 당시 북한 군은 우리 포병부대를 표적으로 집중 타격을 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포탄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는 증언을 감안하면 북한 군은 포탄이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져 특정 지역을 초토화 시키는 'TOT(Time on Target) 사격'을 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에 설치된 CCTV를 봐도 포탄이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포탄의 궤적을 볼 때 북한 군이 170mm 자주포를 동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우리 부대가 주로 연평도 산 남쪽에 위치해 궤적이 직선에 가까운 평사포보다 곡사포로 공격하는게 유리하고, 탱크처럼 이동이 자유로운 자주포 방식이어서 사격 후 곧바로 예비진지로 이동해 대응 포격을 피할 수 있다.

▲ 지난 2009년 김정일 위원장이 보는 가운데 실시된 북한군 자주포 포격 훈련 장면. ⓒ연합뉴스(조선중앙TV 촬영)

북한 군이 2차 포격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우리 군의 1차 대응 포격이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 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북한 군이 1차 포격 초반에 화력을 집중해 포격한 뒤 빠져 나가 다른 진지에서 2차 포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북한 군의 1차 포격 개시 시점과 2차 포격 개시 시점은 35분 정도 차이가 난다.

종합해보면 북한 군은 1차 포격 당시 170mm 자주포로 일제히 사격을 개시한 뒤 자주포는 진지 변환을 위해 빠지고 해안포인 76.2mm 평사포로 갱도 진지 등에서 20여 분 동안 간간히 사격을 했다. 이어 진지 변환을 완료한 170mm 자주포가 다시 2차 포격에 나섰고, 2차 포격 직후에도 역시 우리 군의 대응 포격을 피해 진지를 다시 바꿨을 수 있다. 이 경우 북한 군의 피해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대포병 레이더를 통해 포격 원점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 사격했더라도 15분 정도의 시차가 있다면 북한 군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합참에서는 "북한 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 군의 피해 상황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 않다. 북한 군의 피해가 적으면 그만큼 북한 군이 철저히 계획을 수립한 뒤 전술적 포격을 가했다는 반증이다. 반면 우리 군의 대북 정보 수집, 대응 포격 전술 상의 미숙함이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