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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구'판 주말 <뉴스데스크>, 두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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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구'판 주말 <뉴스데스크>, 두마리 토끼 잡을까

'기획'과 '재미'사이…'눈길 끌기'는 일단 성공

MBC 주말 <뉴스데스크> 개편이 화제다. 바뀐 포맷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일단 MBC는 평일보다 1시간 빠른 오후 8시대로 주말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을 당기면서 KBS나 SBS에 비해 뒤쳐졌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개편 이후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6일 8.1%, 7일 9.8%를 기록한 데 이어 13일에는 14.3%, 14일에는 14.8%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개편 직전인 10월 31일 방송 분 시청률이 6.3%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증가 추세인데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SBS <8 뉴스>의 시청률도 앞질러 방송 3사 중 뉴스 시청률 꼴찌 자리를 탈출했다.

시청률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개편 전 MBC가 대대적으로 내보냈던 개편 홍보 영상은 물론 '최일구 어록'으로 불리는 최일구 앵커의 독특한 멘트, 기획·현장 취재 내용, 개편 이후 첫날 방송에서 기자의 실수 등이 회자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개편 전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전례 없이 자체 채널과 포털사이트, 심지어는 서울 강남역, 신사역 사거리 옥외 광고판을 설치해 대대적으로 홍보 작전을 펼쳤던 MBC로서는 톡톡한 개편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수사는 왜 '고무줄 새총'인가" 최일구 앵커 '스타일'

시청자들은 대부분 최일구 앵커의 독특한 진행 스타일에 호감을 보이고 있다. 5년 여 전 <뉴스데스크>를 진행할 때도 시청자에게 직접 말하는 스타일로 화제가 됐던 최일구 앵커는 이번 진행에서도 쉽고 일상적인 대화체를 사용하고 있다.

또 검찰의 청목회 수사와 '대포폰' 수사 논란에 관해 현장 기자와 멘트를 주고 받으면서 "검찰이 정치권에는 대포를 쏘면서 왜 청와대 대포폰에 대한 수사는 고무줄 새총 수준이냐,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군요"라고 말하는 등 뉴스 진행에 '웃음'을 가미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또 앵커가 직접 현장에 나가 낙지를 잡거나 시장 상인들과 이야기하는 등의 포맷도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

한 누리꾼(Akoon2)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편집, 진행 모습 등이 기존과는 다르지만 진지하고 심각하게만 보였던 모습에서 변화가 있어서 좋았다"면서 "최일구 앵커 가감없이 말하고, 지난 주에 시장 나가서 직접 인터뷰 하는 모습은 참 속시원했다"고 평가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대화하듯 말하는 최일구 앵커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며 "일각에서는 '연성화'도 지적하지만 '컨텐츠는 강화하고, 진행은 편안하게'가 이번 개편의 방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BC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한 MBC 기자는 "지금은 비판과 재미 사이에서 적정한 수준을 잘 유지해오고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조금 더 예민한 사안을 다루게 되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그런 방식이 칼날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아슬아슬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오상진 아나운서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시의성 떨어지는 TV뉴스가 갈 길은 다양한 화면과 공손한 전달톤이라고 보는데, 앵커의 이미지나 진행이 마초적이어서 좀 별로라 느꼈다"는 의견을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역시 직설적인 최일구 앵커의 진행 스타일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주말 '기획 취재' 늘어…주중은 되레 '약화'?"

개편 당시 제기됐던 뉴스 '연성화'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초 우려됐던 수준보다는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심층, 기획 취재를 강화하면서 '연성화'에 대한 논란은 상당히 줄어든 수준이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개편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급하게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 "애초에 김재철 사장이 이번 편성을 주도한 만큼 '연성화'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일단 지난주 방송분 만을 두고 보면 '괜찮다'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원용진 교수는 "가령 지난주 방송에서 KBS는 전태일 열사 분신 40주기에 관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으나 MBC는 추도식과 그 현재적 의미를 꼽아보는 보도를 내보내 차이를 보였다"며 "보통 1분 30초 가량 나오는 획일적인 스트레이트 뉴스에서 탈피해 기획마다 방송 시간을 늘이고 보통 다루지 않는 이슈를 다루는 것도 긍정적인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한 MBC 기자는 "개편 이후 첫번째 주 방송을 보고 '뉴스 연성화'에 관한 걱정을 많이했는 데 지난주 방송을 보니 고발 이슈도 많아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주말 <뉴스데스크> 팀으로는 '고발, 비평 이슈가 많아야 시청자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시청률도 잘 나온다는 인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MBC <뉴스데스크> 개편 홍보 사진. ⓒMBC
그러나 주말 <뉴스데스크>만을 따로 떼어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유민지 활동가는 "주말 <뉴스데스크>만 봐서는 기획 취재량이 30~50%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평일까지 보면 '기획 취재가 많아졌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요새 G20이나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있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기획 취재가 주말에 몰리면서 주중은 단순 보도 중심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민지 활동가는 "낙동강 문제나 재래시장과 SSM의 문제를 다루면서 보통 사람들이 피부에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보도한 것은 분명 평가할만한 지점"이라며 "그러나 '최일구 어록'으로 요악되는 뉴스 진행의 전반적인 스타일이 진지하고 중요한 주제를 오락거리나 가볍게 느껴지게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누리꾼(priormong)은 "최일구 앵커의 입담에, <체험, 삶의 현장>이 가미된 형식이 새롭다고는 하지만 그게 전부"라며 "섹시한 스타일로 MBC 뉴스의 퇴색한 가치를 치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현장성을 강화 했다 하지만 카메라가 들여다보는 현장이 너무 상투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말 <뉴스데스크> 성공에 김재철 사장 더 '불통' 될까"

한편 MBC는 이번 개편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김재철 사장이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주도한 이번 개편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김 사장은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간대를 옮기면서 함께 시사프로그램 <후플러스>나 <김혜수의 W>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고 케이블방송 <슈퍼스타K>와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편성해 MBC 안팎의 비판과 반발을 샀다. MBC는 새 휴먼다큐프로그램 <그날>을 내놓았지만 토요일 오전 8시 45분에 편성했다.

이진숙 홍보국장은 "주말 <뉴스데스크>의 성공에는 경영진과 보도본부의 판단이 주효했다"면서 "개편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주말에는 시청자들의 뉴스 수요가 평일보다는 전 시간대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심층, 기획 뉴스를 밀도있게 배치한 것이 시청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고 말했다.

그러나 한 MBC 기자는 "일단 편성했고 열심히 하고 있는만큼 잘되어야 하고 그래서 다행"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애초에 경영진이 내부 의견 수렴의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개편이라 이번 <뉴스데스크> 개편이 잘 되면 김재철 사장이 이것을 빌미로 더욱 '독주' 체제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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