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발레 '차이코프스키' 연습현장을 찾아갔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지방공연을 앞두고 발레 '차이코프스키' 연습이 한창이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11월 4일과 5일, 서산에서의 '백조의 호수'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며, 지방에서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안무 거장 보리스 에이프만이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는 박력과 활력이 넘치는 동작이 특징이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공상과 현실의 혼돈에서 휘청이는 예술가 차이코프스키의 일생을 담고 있다. 이날 김지영, 김현웅, 이동훈, 정영재 외 무용수들은 차이코프스키의 혼란과 방황을 실감나게 그렸다. 특히 김현웅의 풍부한 감성이 베인 섬세하고 역동적이며, 안정적인 동작은 인상적이었다.
김지영은 차이코프스키를 유혹하는 미류코바를 연기하며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유연한 감정 처리와 표현력은 연습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차이코프스키의 불멸의 연인 폰 맥 남작부인은 윤혜진이 맡아 김현웅과의 호흡을 맞췄다. 김지영과 윤혜진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김현웅과 고난이도 테크닉을 안정감 있게 소화해 냈다.
특히 김현웅과 이동훈의 무의식 속 격정적인 혼동에 방황하는 2인무가 돋보였다. 군무 역시 연습현장에서도 무대에서의 웅장함이 살아날 만큼 진지한 모습이었다. 연습 현장임에도 대작을 대하는 만큼 무용수 모두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쳤다. 공연 관계자는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동성애적 코드를 비롯해 도박과 술, 그리고 두 여인과 얽히고설킨 차이코프스키의 삶과 방황을 춤으로 풀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알렉산더 볼치코프와 영국 로열발레단의 최유희가 합류한 '백조의 호수'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수장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작년에 이어 올겨울 발레계 최대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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