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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결국 종부세 '원안 수용'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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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결국 종부세 '원안 수용'으로 가닥

"나중에 수정할 수 있다" 단서 붙었지만…

정부가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에 대해 한나라당 내의 반발이 적잖았지만 25일 오후 의총을 통해 '일단 수용'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추후 일부 항목을 수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29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당론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하지만 박희태 대표를 비롯해 청와대의 자장 하에 놓인 최고위원들은 종부세 찬성 쪽이 다수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의원총회에서 논쟁이 있을 때 당론 결정권을 최고위원회의로 위임하는 당헌 당규상의 절차를 오늘 거쳤다"며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내일 최고 위원회의에서 당론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에 힘 실어주자"
  
  
의총에선 "원안 통과는 무리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의원은 "원안대로 처리하자는 의견은 소수였고, 수정 보완해 당정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국민들 인식에서 한나라당이 부자들을 위한 감세에만 앞정선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수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기환 의원 등 민본21 소속 의원들도 같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적극 미는 안을 지지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논리를 뒤없지는 못했다.
  
  이상득 의원은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종부세를) 지금 없앨 수는 없으니 완화해야 한다"면서 "해당 상임위(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 해야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정부안을 지지했다"고 전제한 현경병 의원은 "지지율 40%대의 한나라당이 국정방향을 찾는 이명박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고 주장했다.
  
  조해진 의원의 경우 "정부의 종부세 안을 주장하는 사람들 재산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종부세 폐지가) 대선 공약이었던 것 만큼 약속하는 것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은 "일단 절차와 시기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면서 "발언을 하면서 종부세 프레임 말고도 1가구 1주택 촉진법 등 새로운 주거 안정 정책에 관한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대체적으로 '불만은 있지만 청와대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 한편 이 자리에서는 종부세 내용보다 정부의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도 한 축을 이뤘다.
  
  조해진 의원은 "종부세 뿐 아니라 MB정부의 중요 시책들이 여론의 합리적 판단 때문에 제고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전달과정에서 반대세력에 의해 과장, 왜곡되는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이런 왜곡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의원은 "국민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는데 사전 정지작업이나 조율 없이 청와대가 국회에 지시한 것처럼 보도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와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질타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영진, 안형환 등 3~4명의 의원들이 이 같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종부세 완화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향해 '포퓰리즘', '책임있는 여당의 자세' 등의 문구를 사용해가며 공개적으로 질타한 바 있다. 정진석 의원은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의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홍준표 "완화 자체는 다 찬성이다"
  
  한편 이날 실질적인 관심사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지시로 실시됐던 '무기명 여론조사'였다.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여론 조사는 기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한 언론에 92% 의원이 수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는데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찬성, 반대는 의미가 없다"며 "종부세 완화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다만 시기, 방법, 내용에 의견들을 조율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원회 의장은 "찬성이나 반대를 표명한 사람도 '이것만 고치면 찬성'이라거나 '이것을 고치지 않으면 반대'라고 주관식 항에대 써 넣은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수치로 찬반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 조사 설문지는 정부안에 매우 찬성, 찬성, 반대, 매우반대의 네 개 항목과 한 개 주관식 항목으로 이뤄졌다.
  
  한편 29일 최고위원회에서 개진할 홍 원내대표의 개인적 의견을 묻는 질문에 그는 "최고위원이 몇 명이냐"고 반문하고 "나는 1/9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나라당은 기획재정위원회 논의나 본회의 논의 과정에서 일부 항목을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서 세대별 합산 방식이 위헌판정을 받으면 과세표준을 자연스럽게 6억 원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며칠 간의 격론과 상당수 의원들의 반대 의사가 청와대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한 마당에 정부 원안의 대폭 수정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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