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0일 사무총장에 원혜영 전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는 등 '김근태 체제' 당직인선을 마무리했다. 정무담당 사무1부총장에는 김 의장의 측근인사인 우원식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에도 역시 재야파인 이목희 의원이 전진 배치됐다.
김근태 당의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당직인선안을 보고하면서 "첫째 일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어려운 상황을 함께 돌파하고자 하는 분들을 모셨고, 둘째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교육과 주거 문제의 한가운데 있는 40대를 많이 선발했다"고 밝혔다.
재야파 측근과 386들 전진배치
김 의장은 "40대 신임당직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한길 원내대표, 원혜영 사무총장, 이계안 비서실장 등 50대 당직자들이 뒷받침 할 것"이라며 "21세기 대한민국의 문제인 '교·식·주'를 해결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전위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신임 사무총장은 "어려운 때 어려운 일을 맡겨주신 지도부께 감사한다"며 "사람이나 조직이나 어려울 때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한데 저와 다른 신임 당직자들이 힘을 모아 이 위기에 의연하게 대처토록 노력하겠다"고 인선 소감을 밝혔다.
우리당은 또한 '386 초선'인 백원우, 유기홍, 김형주, 한광원 의원을 각각 전자정당위원장, 교육연수원장, 홍보미디어위원장, 예산결산위원장에 임명했고, 임종석 의원은 특보단장을 맡게 됐다.
재정담당인 김영주 제2부총장과 정의용 국제협력위원장, 유재건 열린정책연구원장은 유임됐다.
우리당은 한편 지난 주말에는 이해찬 전 총리,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당으로 복귀한 인사들과 정동영 전 의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1차 위기'는 극복?…줄줄이 이어지는 난제들
김근태 체제 출범 한 달 만에 이같이 '친정체제'가 구축됐지만 인선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몇몇 386 초재선 의원들이 끝까지 당직을 고사했다는 것. 이 날 김 의장이 "당내에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황을 짊어지고 함께 돌파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분들을 모셨다"며 "당직을 수락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당직 개편 후 김 의장은 "이제 당이 위기 한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건너오기 시작한 느낌"이라며 "지난 한 달 동안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전면적 위기는 극복했지만 극복해야 할 위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고 '1차 위기'의 극복을 선언했다.
김 의장의 한 측근 의원도 "일차적 목표는 당청ㆍ당내 갈등을 잠재우는 것이었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았다"며 "당직 개편을 계기로 '김근태식 정치'가 본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과연 계획대로 '김근태식 정치'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김 의장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서민경제위원회는 아직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김한길 원내대표-강봉균 정책위의장 라인의 당 정책위원회가 당정을 주도해 '우향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번 주와 다음 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고 이어 26일에는 4개 선거구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등 당장 김근태 체제 앞에 굵직굵직한 정치일정들이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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