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G20 관련 프로그램을 지나치게 많이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본부장 엄경철)은 27일 "G20 방송 광풍,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더 이상 기자, PD를 정권홍보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라"는 성명을 냈다.
KBS는 지난 7월 3일 <G20 특별기획-희망로드 대장정> 시리즈를 시작으로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총 12편), <G20 특별기획 세계정상에게 듣는다>(총 7편) 등을 방송하고 있다. 또 <아침마당>이나 <책읽는 밤>, <도전 골든벨> 등 정규 프로그램에서도 'G20특집'이란 부제를 달고 관련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라디오도 마찬가지로 'G20' 홍수다. KBS1라디오에서는 G20 기간 중 <성공예감>, <라디오 정보센터> 등 6개의 프로그램을 묶어 'G20 특집'으로 꾸미는 등 9월부터 각종 G20 특집이 방송되고 있다.
"G20 특집 프로그램, 이정도면 쓰나미 수준"
KBS 새 노조는 "G20 관련 특집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편성이 돼 있는지 조사해본 결과 방송 예정인 G20 관련 특집 프로그램들이 TV의 경우만 해도 총 60여 편, 편성시간으로는 무려 약 3300분이었다"고 공개했다.
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G20 홍보 스팟과 일일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까지 합하면 그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면서 "이쯤 되면 거의 쓰나미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금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이른바 '묻지마식' G20 방송 홍수는 그 정도를 벗어났다. 제발 적당히 좀 해라!"라며 "권력에 대한 아부도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후 각종 돌발성 관제 특집 프로그램에 기자와 PD들이 동원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 일선 제작자들은 사상초유의 특집 '폭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서 "상당수 인력이 G20 특집에 투입되면서 정규프로그램 제작마저 차질을 빚을 정도고 '밀어붙이기식 편성'으로 졸속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G20 정상회의 개최로 마치 당장이라도 선진국이 된 것인양 요란을 떠는 것도 문제지만, G20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정권 홍보를 위해 KBS가 앞장서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더이상 KBS를 정권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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