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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 결의안 논의…중·러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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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 결의안 논의…중·러 이견

북한 "제재 발동되면 전면적 대항조치 취할 것"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5일(미국 동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긴급 의제로 채택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대북 제재 조치가 담긴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대북 제재는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결의안 대신 구속력이 없는 의장 성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UN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북한은 제재에 대한 전면적인 대항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논의방향이 주목된다.

일본, 안보리 결의안 초안 제출

이날 일본은 대북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이 초안에는 △탄도미사일의 개발, 시험, 배치 및 확산의 즉각 중단 △1999년 선언한 미사일 발사유예로 돌아갈 것을 요구사항으로 담고 있으며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로이터>는 특히 이 초안의 내용과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자금과 물품, 재료, 상품 및 기술의 제공을 보류하도록 각국에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 초안은 일본이 제출한 것임을 분명히 하며 "한·미 간의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일 "결의안 채택" vs. 중·러 "대북 제재 반대"

오시마 겐조 UN주재 일본대사는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용인할 수 없으며 안보리의 대응이 신속하고, 강력하고, 결의에 차 있기를 원한다"고 밝히고 "오늘 회의에서도 이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고 본다"며 안보리의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존 볼턴 미국대사 또한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용하고, 강력한 만장일치의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에 (안보리 이사국 간)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조속한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광야 중국대사는 "북한에 대해 취해야 할 조치는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건설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며 "제재 내용을 담고 있는 결의안 채택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대사도 "북한에 대한 제재는 반대하며 안보리 결의안 대신 의장 성명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때도 중·러는 "제재 반대"

안보리는 이와 같이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6일 다시 모여 절충을 시도하기로 했다. 또한 '전문가급 실무협의'를 통해 대북 경고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조율할 것을 결정했다.

전문가급 실무협의가 대책을 마련할 경우 안보리는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문안을 채택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반대한다면 결의안 대신 의장성명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로 알려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UN안보리를 통해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에 반대해 결국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결의안 초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이 그대로 채택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UN안보리 논의, "실효성 적지만 '분위기 조성'은 가능"

한편 외교 전문가들은 안보리의 논의 자체에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 시에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만 사실상 주권국가 또는 UN회원국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규제할 국제법적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미사일과 관련된 국제규범체계로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탄도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헤이그지침'(HCOC) 등이 있지만 이는 기술이전을 통제하기 위한 신사협정 내지 '선언적 신뢰구축 조치'에 불과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는 적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재 HCOC에 가입되어 있지만 MTCR에는 미가입 상태다.

그러나 UN 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또는 경고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을 '국제적인 문제아'로 낙인찍을 수 있다.

이 경우 UN을 통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일본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경제 제재를 추진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한다면 그것으로 북한이 느끼는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 "주권국가로서 미사일 실험 할 권리 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도 하에 UN 안보리가 결의안을 검토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UN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6일 "제재가 발동되면 북한은 전면적인 대항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사는 이날 일본 민영방송 TBS와의 전화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통상적인 군사연습"이라며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미사일 발사실험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또한 "대북 제재는 전쟁행위와 같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과거 북한의 성명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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