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지난달 17일 공통사회 과목 교사를 한 명도 뽑지 않는 등 사회과 교사 임용 규모를 크게 축소해 발표했다. 당시 각 교육청이 시험을 채 한달도 남기지 않고 정원을 발표하면서 임용고사 준비생들의 혼란이 컸다. (☞관련기사 : "교사 임용시험 공부 3년, 말짱 도루묵…술이나 마시련다")
중·고교 '공통사회' 교사를 목표로 임용시험을 준비해왔던 차 씨는 처음엔 지리교사로 전공을 바꿔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총대를 메서라도 제도를 바꾸는 일에 나서야겠다"고 마음먹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그는 시험 한 달 전에 정원을 공개하는 교과부의 부당함과 사전예고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예비교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400장과 사탕을 준비해 노량진 학원가를 돌며 준비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스스로 '노량진녀'라는 명찰을 달고 다니는가 하면 노량진 학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기도 했고 온, 오프라인 서명운동도 벌였다.
지난 1일에는 교육과정개편안 공청회에 참석해 "시험 한달 전에 꿈을 앗아가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총대를 멨다. 이 원통함을 호소하고 싶다"며 "나는 연줄이 없다. 제발 법좀 바꿔달라. 임용고시 한달 전에 발표하지 말고 연초에 발표해서 안정된 상태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이화여대 졸업하고 지금은 소속이 없다. 왜냐하면 2년 동안 임용고사를 준비해 왔고 현재 오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전국 0명이라는 임용계획에 예비교사들이 꿈을 잃고 좌절했는데, 정부는 시험 한달을 앞두고 공지를 발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노량진녀' 차영란 씨. ⓒ차영란 |
그러다 차 씨는 지난 18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만나 직접 제도 개선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이뤘다. 그는 교과부 앞에서 '이주호 장관님 데이트 신청'이라는 분홍색 피켓을 들고 임용정원 사전예고제 도입을 위한 1인 시위를 벌였다.
차 씨는 1인 시위 30분 만에 정종철 교직기획발전과장과 면담할 수 있었고 이어 이주호 장관과의 면담까지 했다. 차 씨에 따르면 이주호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내년 임용고사 6개월 전까지 임용정원 사전예고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확답을 했다.
차 씨는 19일 자신의 미니홈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예비교사들이 겪는 서러움과 임용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주호 장관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전예고제에 대해 논의하고 시·도 교육청과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도 19일 "임용정원을 시험 직전에 알리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민원이 계속 제기돼 사전예고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한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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