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통수 맞은 서울시…카드뮴 낙지, 알고 보니 중국산

검찰, 원산지 속여 낙지 판 판매업자 구속

서울시가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낙지가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로써 서울시가 정확한 유통과정을 확인하지도 않고 성급히 실험결과를 발표해 어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9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김경태 부장검사)는 원산지를 속여 낙지를 판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판매업자 권모 씨 등 2명을 지난 14일 구속했다.

권 씨는 매장 판매를 담당하는 임모 씨와 함께 낙지가 국내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허위 증명서를 마트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항에 거주하면서 매장에 수산물을 공급해온 권 씨는 동해에서 잡히지 않는 낙지도 함께 팔아야 한다는 임 씨 말에 따라 중국산임을 알고서도 국산으로 속여 팔도록 내버려둔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낙지가 국내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짙고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 한 대형 마트에 입점한 권 씨의 수산물 업체에서 낙지를 구입해 실험한 결과 먹물과 내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지난달 13일 발표했다. 이 발표로 낙지 수요가 급감하자 전남 목포 등에서 낙지를 파는 상인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낙지머리와 먹물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며 "낙지를 실험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환경은 식약청 등에 비해 열악하지 않다"고 서울시의 조사결과를 신뢰했었다.

▲ 11일 열린 국감 중간에 세발낙지를 먹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