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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오른다?…3500원이냐, 4000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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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오른다?…3500원이냐, 4000원이냐

여당 '수신료 4000원, 광고는 차후 결정' 타협안 내놔

한국방송(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막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KBS 이사회는 지난 6일에 이어 13일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하는 임시이사회를 열었으나 여야간 합의를 찾지 못한 채 또다시 정회됐다. KBS 이사회는 14일 오후 1시 30분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수신료 3500원(1000원 인상), 광고 현행 유지' 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KBS 야당측 이사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수신료 4600원(2100원 인상), 광고 19.7%로 축소' 안을 제시했던 여당 측 이사들은 '수신료 4000원(1500원 인상), 광고 유동'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여당 "광고는 경영진이 정하도록 "vs 야당 "현행 유지"

그간 KBS 여야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분 보다는 광고 축소 여부를 두고 날카로운 대치를 이어왔다. 이날 이사회에서 여당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 폭에 있어서는 한발 물러서면서 광고 수준에 대해서는 아예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KBS 이사회 대변인 격을 맡고 있는 고영신 이사는 "13일 이사회에서 여당 이사들은 수신료 4000원에 광고는 '회사의 방침과 법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공영방송에 맞게 조치를 취한다'는 제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여당 측 이사인 황근 이사는 "여당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을 정하는 이사회에서 '광고를 몇 퍼센트 하겠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BS가 공적 책무 등을 감안해서 1년 예산을 짜면서 광고를 줄이지 않을 수도 있고 더 많이 할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KBS 경영진이 광고 수준을 결정하고 KBS 이사회가 그를 감독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이사는 "여당 이사들은 철학적으로는 공영방송의 책무에 맞게 광고를 줄이는게 맞다고 본다. 야당 이사들의 주장대로 '현행 유지'라고 하면 수신료가 올라감에 따라 광고도 올라야 한다"면서 "그러나 야당 이사들이 '광고 축소는 종편 키우기'라며 절대 안된다고 하니까 타협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KBS 야당 이사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수신료 3500원, 광고 현행유지'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야당 이사들은 14일 속개하는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광고 수준을 두고 여야간 의견 차이가 큰데다 더이상 협상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수신료 인상은 기정사실'? …KBS 공정성, 난시청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수신료는 '3500원이냐 4000원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셈이다. 국민들은 연간 4만 2000원에서 4만 8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과 KBS의 공정성 등에 문제제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여론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민사회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KBS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연일 제기되어 왔다. KBS 야당 이사들 역시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을 요구해옸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난시청으로 인해 케이블 방송, 위성방송 등 추가 요금을 내고 방송을 시청하는 상황에서 '수신료'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도 많다.

미디어행동과 수신료 인상저지 100일 행동, KBS 수신료인상저지 범국민행동 등은 KBS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KBS 본관앞 기자회견과 1인 시위 등을 통해 "공정성을 잃은 KBS의 수신료 인상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만일 강행처리할 경우 국민적 반발을 감수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내 처리' 마음 급한 KBS…KBS 구 노조는 '철야농성' 중

그러나 '수신료 인상 연내처리'를 목표로 세운 KBS는 마음이 급하다. 늦어도 10월 중순까지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하고 방통위를 거쳐야 연내 국회에 상정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또 국회에서 최종 의결에 총대를 메야할 한나라당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KBS에게는 청신호다.

국회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13일 "KBS 수신료를 올해 안에 인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시청료 인상에는 문을 열어놓고 (공정성 등의) 요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편채널 광고 몰아주기 아니냐'는 우려에도 "그렇게까지 민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때문에 수신료 인상을 둔 KBS 내부 단체들의 대응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KBS 노동조합은 '수신료 인상 의결'을 촉구하며 KBS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고 국회 앞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KBS 노조는 "KBS 조합원과 시청자의 열망을 전파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사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철야농성을 계속해 KBS의 미래가 걸리고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담보할 '수신료 현실화'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KBS 노조는 여야 이사가 만난 간담회장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는 등 야당 이사들을 압박했다. 이에 야당 추천 김영호 이사는 "이렇게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수신료 인상 논의를 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퇴장하기도 했다.

또 KBS 시청자위원회(위원장 손봉호)는 KBS 이사회의 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먼저 수신료 인상에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거수기 역할에 나섰다'는 비판을 샀다. 시청자 위원회는 지난 30일 임시회의에서 '수신료 인상 찬성'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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