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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술값 탕진' 논란…<조선>, 해명은 빼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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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술값 탕진' 논란…<조선>, 해명은 빼고 보도

적십자 "국제사회 협의에 따라 장기 재건 복구사업 전환"

대한적십자사가 아이티 대지진 피해자 구호 성급 97억 원 중 66억 원을 정기예금에 묵혀두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논란이 되며 "술값 탕진 적십자사" 비난까지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13일자 1면에 "아이티 난민 성금으로… 만원짜리 소주 마신 '적십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진 발생 이후 9개월이나 지났지만 지금까지 쓴 돈은 12억 원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국제적십자사 연맹을 통한 지원 6억7500만 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의료진 운영비로 쓰여 아이티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된 돈의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선 '만원짜리 소주' 보도에 "성금 술값 탕진" 비난까지

이 신문은 특히 이 자료를 공개한 강명순 의원의 "구호팀이 아이티에 들어가기 전 머물렀던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국민이 모아준 성금으로 고급호텔을 이용했고, 한 한국식당에서는 1만 원짜리 소주 6병까지 마셨다"는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 조선일보 13일자 1면 아이티 성금 관련 보도.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아이티 대지진과 관련해 총 96억7841만 원의 성금이 모금됐는데, 이 중 의료지원단 파견 지원비로 4억4766만 원, 모금 및 기타비용으로 8915만 원,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한 긴급지원으로 6억7500만 원 등 총 12억1181만 원이 사용됐다.

이와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격렬한 비난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아이디 '@293car'는 "아이티 성금 낸 걸로 적십자 직원 소주 먹었다고 뉴스 나오네요. 중고등학교 이후 낸 적 없는데, 역시 성금은 내봐야 허당"이라고 했고, '@anasuco'는 "국민들이 모아준 아이티 지원 성금으로 고급호텔, 술값으로 탕진한 적십자사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라고 적었다. 비난 여론이 '고급호텔', '술값탕진'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숙식' 및 '모금 홍보 비용'까지 성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비판 가능성이 있다. 다만 <조선일보>는 "긴급구호 단계에서 벗어나 장기 재건 복구 사업용으로 성금을 예금한 것"이라는 대한적십자사의 공식 해명은 쏙 빼고 보도했다.

적십자 "중장기 재건사업 전환"

12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자 대한적십자사는 홈페이지에 긴급히 공지문을 올려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한 많은 적십자사의 지원으로 인하여 국제적십자사연맹은 긴급구호 단계에서 벗어나 아이티 현지 요청과 국제사회의 의견협의를 통해 장기 재건 복구 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권고함에 따라 성금 잔액 약 84억6700만 원을 아이티 주민들을 위한 혈액사업과 앰뷸런스 지원 사업에 사용하기로 하고 독일 및 스위스적십자사와 공동 참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최초 긴급 구호 상황에서는 미국과 서유럽 등 아이티 인근 지역에서 물자가 신속하게 대응이 됐고, 한국은 긴급 의료단을 파견했지만 거리상의 상대적 어려움을 고려해 국제사회와의 협의에 따라 중·장기 계획으로 확대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중국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경우에도 최대의 효용을 내기 위해 구호자금을 3~4년에 나눠 쓰고 있다. 정기예금을 한 것은 조금이라도 이자를 불리려는 의도"라는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답변만 실었다.

비난 여론이 퍼지자 적십자 소속 한 의사(@D0type)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이티와 국제적십자연맹과 논의 결과 대한적십자사는 혈액원 건립 등 혈액관리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주길 요청 받아 추진 중인 걸로 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아이티는 에이즈 감염이 심각한 문제여서 혈액원이 매우 중요한 시설"이라며 "혈액원이 지진에 파괴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아이티 당국이 혈액원 지원을 요청해와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총 78명의 의사가 긴급 구호활동에 나섰는데, 호텔에는 아이티에 들어가기 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하루 뿐이었고 호텔비도 70달러 수준이었며, 아이티에서는 텐트에서 생활했다"며 "자원봉사에 나서는 의사들에게 항공비와 숙식비를 부담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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