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뵬쇼이발레단과의 합동공연 '라이몬다'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리고 10월 4일, 국립발레단 주요 무용수들은 러시아의 심장부 모스크바 땅을 밟았다. 볼쇼이극장에서의 합동공연 '로미오와줄리엣'을 공연하기 위함이다. 10월 7일과 8일 김주원, 김지영, 김현웅은 뿌리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볼쇼이발레단과 합동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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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발레역사로 보면 한국보다 수백 년이나 앞서있다. 발레학교와 같은 인프라가 미비한 열악한 환경에서 러시아 무대에 우뚝 선 국립발레단의 감회도 남다를 터.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들은 '라이몬다'를 포함한 여러 작품에서 볼쇼이발레단과 어깨를 대등할 만큼의 기량을 펼쳐 호평 받은 바 있다. 현재 충남대 교수이자 조윤라발레단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윤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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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러 합동 발레 '로미오와줄리엣'
'로미오와줄리엣'은 마이어의 컨템포러리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로미오와줄리엣'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선보인다. 조 교수는 "창작클래식과 달리 '로미오와줄리엣'과 같은 컨템포러리 작품은 풍부한 표현력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클래식이 정해진 구역 안에서 동작이 이뤄진다면 컨템포러리는 비교적 상체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편이라는 것. 조 교수는 "감정 표현력이 작품의 포인트다. 감정에 따른 동작이 확실해야 하며, 아름답고도 슬픈 느낌이 잘 전달돼야 한다"고 전했다.
- 주역 무용수들 (김주원, 김지영, 김현웅)
러시아에서의 이번 공연이 성립된 건 2008년 볼쇼이극장장이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줄리엣'를 직접 관람하게 되면서다. 조교수는 "첫 공연에는 익숙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보다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과거 '로미오와줄리엣'에서의 김주원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한편 '라이몬다'에서 "김현웅은 러시아 무용수를 뛰어넘을 만큼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며 "체격과 에너지 면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지영 역시 자자한 명성만큼 잘해줬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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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 무엇이 다른가
한‧러수교 20주년으로 이뤄진 이번 교환공연은 러시아와의 문화예술 관계가 돈독해진 발판이 됐다. 이번 계기를 통해 발레강국 러시아에게 배울 점, 나아가 한국 발레의 시급한 숙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립발레단 주요 무용수를 비롯한 다수의 무용수들이 세계의 대표 콩쿠르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해외파 무용수들을 제외한 국내파 무용수들은 테크닉 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볼쇼이발레학교와 같은 전문 무용수 양성 시스템의 미비에서 유래된다고 볼 수 있다. 국립발레단의 최태지 단장은 "발레학교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찬란하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발레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 때, 발레학교 유치는 필수불가결한 문제다. 조 교수는 "신체적 조건이 상당히 좋아졌지만 기초적인 면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레에서 신체조건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할 만큼 필수조건이다. 볼쇼이발레단은 볼쇼이학교에서 어렸을 적부터 신체를 단련하고,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체형을 갖추지 못하면 키우지 않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볼쇼이발레단의 발등이나 라인은 세계 어느 발레단도 따라잡지 못할 수준이다. 발레학교의 설립이 시급하다. 조 교수는 "발레학교는 80%의 신체조건을 100%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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