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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청' 확대 추진하는 오바마…사생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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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도청' 확대 추진하는 오바마…사생활은?

[최진봉의 뷰파인더]<56> 범죄 예방을 위한 통신 서비스 도청?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인터넷 도청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몇 개월간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국토 안보부 관계자들이 모여, 국가가 필요에 따라 통신수단을 감청 또는 도청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행정부는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메시지나 정보를 도청 또는 감청할 수 있고, 암호를 풀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이 법안을 내년 초 미 의회 발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미국 정부가 범죄 예방을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감시하고 도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통신서비스의 감시와 도청을 합법화"

현재 미국에서는 1994년에 제정된 '법집행 통신지원법(The Communications Assistance to Law Enforcement Act)'에 의해 유선전화 회사와 브로드밴드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정부가 쉽게 도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의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통신 기기와 통신 서비스가 출현하고, 통신회사들이 이용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더 복잡한 암호체계를 사용하게 되면서 부터 도청과 감청이 어려워지자 미국 정부가 모든 통신 서비스 회사를 대상으로 도청과 감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통신서비스의 감시와 도청을 합법화하는 법안의 주요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모든 통신 서비스 회사는 암호화된 메시지와 정보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미국에서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 기업은 반드시 도청이나 감청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무실을 미국내에 설치해야 한다. 셋째, 이용자간 커뮤니케이션 형태인 'P2P(Peer to peer)'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은 반드시 도청이나 감청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법안은 만약 통신 서비스 회사가 이러한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이나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처럼 인터넷과 통신회사들에게 도청이나 감청이 가능한 시설과 기술을 갖추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이유는 기존의 유선전화나 브로드밴드 인터넷 서비스와는 달리 '스카이프(Skype)'처럼 동등 계층간 통신망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 받는 'P2P' 스타일의 통신은 통신내용이 중앙 허브(hub)를 통하지 않고 컴퓨터 간에 직접통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감청이 어려워, 서비스 회사에 도청이 가능한 장치를 의무화 하여 정부가 필요시 도청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범죄 이용 가능성도 우려

결국 테러와 범죄 예방을 이유로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도청 확대화 법안은 정부가 원할 경우 거의 모든 통신수단에 대한 도청을 가능하도록 허가하는 법안으로 개인의 사생활이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를 안고 있다. 또한 인터넷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의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은 인터넷에 근간을 두고 있는 현대사회의 통신 구조를 뒤흔들고 현재 한창 다양한 부분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의 기본구조를 정부의 편의에 따라 바꾸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첨단기술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만약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에 대한 감시와 도청을 확대화하는 법안에 의해 인터넷과 통신회사들이 도청이나 감청이 가능한 방법을 개발해 보유할 경우, 도청과 감청 기술은 또 다른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들어 폰뱅킹, 인터넷 쇼핑 등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경제활동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거의 모든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결되어 있고 업무를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에 대한 도청과 감시가 가능해질 경우,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네트워크가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언제든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은 보안이 생명이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도청 확대화 법안은 그 보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법안이다. 따라서 범죄와 테러를 감시하고 방지하는 방안을 인터넷 도청 확대라는 손쉬운 방법을 통해 찾으려고 하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시도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반드시 철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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