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 경영진이 <후플러스>, <김혜수의 W> 등 시사프로그램 폐지를 결국 결정했다. 대신 MBC는 <여배우의 집사>,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등 케이블 방송과 비슷한 오락 프로그램을 추가 편성했다.
MBC <W>, <후+> 폐지하고 '유사 <슈퍼스타K>' 편성
MBC는 28일 <김혜수의 W>, <후플러스>, <음악여행 라라라>, <주말의 명화> 등 9개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명의가 추천하는 약이 되는 밥상>, <여자가 세상을 바꾼다 원더우먼>, <6:30분 뉴스>, <최윤영의 세계다큐기행> 등의 프로그램도 폐지된다.
이중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는 공영성 약화를 우려한 MBC 구성원들의 폐지 반대가 높았던 프로그램이다. MBC는 "<W>는 5년간 누적 적자가 50억 원으로, 연간 평균 1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는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보다 국내 소외계층에 눈길을 돌려 해결책을 찾는 '저비용.고효율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 경영진은 "공영성 축소" 등의 비판에 대해 "정량 분석의 전형적 오류"라고 반박했으나 MBC가 케이블 방송과 비슷한 오락 프로그램을 추가 편성하면서 공영성 보다는 시청률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됐다.
MBC는 케이블방송 <슈퍼스타K>와 비슷한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을 편성해 현재 광고도 내고 있다. 앞서 김재철 사장은 최근 편성회의에서 "왜 우리는 '슈퍼스타K'같은 프로그램을 못 만드느냐"며 임직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MBC는 주말 <뉴스데스크>를 기존의 9시에서 한시간 당긴 8시부터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MBC는 "주말 저녁 시청자들의 뉴스 시청 요구가 평일보다 앞 시간대로 당겨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으나 <뉴스데스크>를 한시간 앞 당기고 밤 시간대를 늘려 주말 연속극과 특별기획 드라마를 연속 편성할 계획이라 역시 '시청률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재철 "시청률부터" vs MBC 노조 "오락비율 SBS보다 높아"
김재철 사장 역시 이번 편성이 시청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가 28일 낸 비대위 특보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지난 27일 두차례 열린 긴급 공정방송협의회에서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처럼 시청률부터 올리고 난 뒤에 공영성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은 "더 좋은 방송을 하기 위해서 돈도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더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고, TV제작 본부장도 "공익성과 시청률 또는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으면 좋지만 지금 처해있는 현실이 어렵다 보니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MBC 노조는 "이제 MBC 본사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시사매거진 2580>과 <PD수첩>만 남게 됐다"며 "뿐 만 아니라 평일 프라임 타임대(오후 7시에서 자정까지) 오락비율은 53%에서 57.6%로 수직상승했다. 이는 상업방송인 SBS의 56.3%보다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은 '공영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한다"며 "'위기에 맞서기 위해서' 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정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공영성 포기'와 '위험한 도박'에 대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반드시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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