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라노;연애조작단> |
<시라노;연애조작단>과 <무적자>의 승부는 마치 FIFA 월드컵 결승에서 붙었던 한국과 일본 여자축수 선수단의 경기같았다. 약 10일동안 엎치락뒷치락 피말리는 선두 다툼을 벌였으며 최종적으로는 <시라노>가 역전승을 거뒀다. 9월16일부터 26일까지 <시라노>의 누적 관객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 집계로 1,338,321명. <무적자>는 1,250,432명이었다. <시라노>의 스크린수가 전국 696개이고 <무적자>가 659개였음을 감안하면 둘은 거의 동수 다툼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영화의 배급은 각각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은, 다소 천박하게 들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돈을 얼마나 벌고 또 얼마나 남겼는가로 최종 결정된다. 열흘동안 <시라노>가 벌어들인 매출 총액은 94억원 정도다. <무적자>는 92억원 정도였다. 매출액만으로는 그리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두 영화에 들어간 비용은 각각 40억원과 80억원 대로 두배 이상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볼 때 <시라노>는 추석 연휴를 지내면서 BEP, 곧 손익분기점을 넘긴 셈이지만 <무적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가 된다. BEP를 넘긴 영화와 그렇지 못한 영화를 두고 산업적으로는 평가에 큰 차이가 나게 되며 그렇다면 <무적자>의 앞날은 상당히 어둡다는 얘기가 된다.
▲ <레지던트 이블4> |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는 다른 영화에 비해 한주 먼저 치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누계 160여만명에 그쳤다. 설경구의 티켓파워가 예전만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퀴즈왕>의 흥행성적이 아쉽다. 오랜만에 만난 유쾌통쾌호쾌한 코미디지만 519,404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9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랑프리>는 확실히 망했다. 열흘동안 15만명 정도를 모았을 뿐이다. 왜그랬을까. 지나치게 김태희라고 하는 스타급 배우에만 의존했기 때문은 아닐까. 김태희는 CF스타에 불과한 것일까. 그녀의 영화적 잠재력을 깨우는 게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그랑프리>의 실패는 역설적으로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그 무엇보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 것인 가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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