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곤파스는 이날 오전 6시 35분 강화도 남단지역에 상륙해 수도권을 통과했으며, 오전 9시 철원 부근에서 시속 23㎞로 북동진하다 10시50분께 강원도 고성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태풍의 상륙으로 이날 오전까지 서울과 경기, 강원지방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원 북부와 경남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제7호 태풍 '곤파스'의 이동경로. ⓒ기상청 |
곤파스, '제트기류' 타고 6시간 일찍 상륙…속도도 빨라져
곤파스는 애초 이날 정오께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전 6시 35분 강화도 남서쪽 지역에 도달하면서 출근길 수도권을 강타했다.
태풍의 속도가 이처럼 빨라진 이유에 대해 기상청은 제트기류 및 편서풍의 힘에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까지 더해져 서해를 통과 중이던 곤파스에 엄청난 가속을 붙인 것으로 풀이했다.
보통 태풍은 중위도 지방으로 북상하면서 북동쪽으로 전향하는데, 이때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태풍의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태풍은 편서풍에 더해 상층 제트기류의 힘까지 받아 서해를 통과하면서 곤파스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한반도에 상륙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한반도 지상 8~13㎞ 상공에는 초속 100m 이상의 강풍대인 제트기류가 있는데, 제트기류의 방향이 태풍이 이동하는 북동쪽과 같아 태풍의 이동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
실제로 곤파스는 상륙하기 하루 전인 1일 오후 9시 시속 34㎞로 이동하다가 자정 무렵엔 시속 38㎞, 2일 오전 3시쯤에는 시속 42㎞로 한반도에 접근할수록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한 북태평양 고기압도 태풍의 빠른 이동을 도왔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태풍의 회전 방향이 일치하면서, 고기압에서 형성된 바람이 태풍의 이동에 득이 됐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올라간 해수온도, 태풍의 위력도 키워
상당수의 태풍은 동쪽으로 휘는 성향으로 인해 남동해안을 스쳐 지나가는데 곤파스는 서해상에 상륙했다. 곤파스 외에도 지난 10년 동안 서해상으로 북상한 태풍은 2000년 태풍 프라피룬과 2002년 태풍 라마순, 2004년 태풍 민들레 등 모두 3개였다. 모두 적지 않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태풍들이지만, 곤파스는 이 세 차례의 태풍보다도 그 위력이 가장 강력하다.
곤파스가 북상 중에도 계속 강력한 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해수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해수온도가 높으면 열을 함유한 수증기가 대기 중으로 올라가 구름을 만들며 태풍의 중요한 에너지원을 형성하는데, 곤파스가 북진한 해상의 온도가 예년보다 2~3도 정도 높아 에너지원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태풍이 중국에 상륙하지 않고 서해를 거쳐 한반도를 통과할 경우, 바다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얻어 더욱 큰 태풍 피해를 입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에너지원을 얻은 태풍의 피해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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