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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의한, KBS를 위한 수신료 공청회, "참 '올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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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의한, KBS를 위한 수신료 공청회, "참 '올드'하다"

어느덧 마지막 공청회… 'KBS 비판'에 KBS 관계자들 '발끈'

"한국방송(KBS)이 참 올드하다.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면서 이렇게 올드한 방식으로 해야하나. 이 자리에 국민들은 얼마나 있는가. 토론자로 나온 내가 국민들을 대표하고 있나."(김성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KBS 이사회가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TV 수신료 현실화' 서울 공청회를 열었다. 광주, 대전, 대구에서 수신료 공청회를 연데 이어 마지막 공청회를 서울에서 연 것.

그러나 김성철 교수의 지적처럼 이날 공청회에 대한 관심도나 일반 시민의 참석률은 크게 낮았다. 손병두 이사장을 비롯해 KBS 이사들은 대부분 참석했으나 방청객의 대부분은 KBS 관계자들이었다. 토론 이후 발언도 대부분 KBS 비판에 대한 KBS 관계자들의 반박으로 채워져 KBS 야당 측 이사들이나 발제자가 '이게 무슨 공청회냐'고 반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일부 KBS 관계자는 사회자의 제지에도 잇단 KBS 비판에 대한 반박에 주력했고 한 관계자는 "반대 의견으로 채워진 이 공청회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최영묵 교수는 "공청회 맞느냐"고 반문했고 KBS의 한 야당 측 이사는 "KBS 직원들 이야기 듣자고 이사들이 공청회를 연지 아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군포에서 왔다는 한 시청자는 "어제까지 공청회 장소도 알기가 어려웠다. 과연 국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자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성철 교수는 "TV를 통한 끝장 토론도 있을 수 있는데 이렇게 오래된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광고 수준은 20%, 수신료는 4600원 보다 더 낮춰야"

이날 공청회의 발제를 맡은 노기영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현재의 KBS 재원 중 광고 비중을 2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높은 광고 의존도를 개선하고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광고 재원이 가지고 있는 탄력성과 다양성 등 장점을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재원 정책"이라며 '광고 20% 수준 축소'를 제안했다.

현재 KBS는 광고를 완전 폐지하고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는 안과 광고를 20% 수준으로 축소하고 수신료를 4600원으로 올리는 안을 이사회에 상정한 상태다.

그러나 노기영 교수는 KBS가 광고 20% 수준 축소 안과 함께 제안한 수신료 4600원 안에 대해서는 "KBS는 추가적인 자구 노력에 의해 KBS가 제시한 인상액보다 더 저렴한 수준으로 시청자들이 수신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강도 높은 희생적인 노력 위에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수신료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KBS가 낸 '광고 0%, 수신료 6500원' 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노 교수는 "순수 수신료 재정보다 광고 혼합 재정이 여러 측면에서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치적 영향력과 상업적 영향력의 균형이라는 점에서 혼합재정이 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공영방송에서 광고는 일정정도 대중적 프로그램 제공을 위한 대중 소구의 노력을 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공영방송에서 광고를 완전히 제거하게 되면 민영방송과의 프로그램 경쟁에 의한 시청자 소구 노력이 저하되어 매우 고립적인 방송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광고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노 교수는 KBS가 수신료 인상의 이유 중 하나로 '디지털 전환 비용에 충당해야 한다'고 들고 있는 것을 두고 "수신료로 전적으로 디지털 전환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 디지털 전환 이후 재원의 사용처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수신료는 지속적으로 비용이 드는 프로그램 제작 비용이나 디지털 난시청 등에만 보조하고 송신설비, 제작 송출설비 비용 등은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수신료가 싸기 때문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 약해"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는 KBS 수신료 인상에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수신료 인상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있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렇게 많은 문제제기가 존재한다"며 "KBS 수신료 인상할 수 있을까. KBS에서 국민 소통의 계기로 삼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BS가 내세우는 수신료 인상의 이유를 보다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최 교수는 "공영방송이 위기를 맞게 된 이유는 정치적 간섭, 재원 고갈, 시청자 이탈 등 세가지"라며 "중요한 점은 재원이 나아진다고 해서 정치적 간섭이나 시청자 이탈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수신료가 싸기 때문에 수백억 흑자가 나는 KBS를 위해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라며 "30년간 수신료가 동결됐다고 해서 KBS 등의 수신료 수입이 고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신료 징수 방식이 전기세와 통합되고 TV 수상기의 등록 대수가 1973~2003년 간 연평군 10.9%씩 증가하면서 KBS 재원은 확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공영방송 경영의 목표는 재정상 흑자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공서비스 제공을 통해 시청자의 만족도를 높이는것"이라며 "저널리즘 영역의 독립성, 시민의 다양성 반영, 양질의 프로그램 서비스가 관건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KBS 전체 재원에서 차지하는 광고 비중을 현행 40%에서 20%로 낮춘다고 해서 상업주의적 편성 모델이 공영방송 편성 모델로 바뀔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광고 비중 40%에서도 바람직한 편성 모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창의성과 공영상을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내부의 역량과 시스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조준상 소장은 "수신료를 4600원으로 인상하고 광고가 총 수입의 20%로 축소할 경우 KBS의 연간 총수입은 1조5640억 원으로 2140억 원 한국 전력, EBS 등에 돌아갈 몫을 제외하면 연간 960억 원 가량이 인상된다"며 "5년 합계를 내도 4800억 원 수준으로 2012년까지 디지털 전환 투자 비용에도 밑도는 수준으로 KBS가 말하는 공적 책무 확대 계획은 그림의 떡"이라고 비판했다.

"형식적 여론조사 말고 '체계적 고객조사' 하라"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수신료 인상을 위해서는 KBS, EBS 등 공영방송의 비용 측면의 회계 분리를 바탕으로 비용 정보가 상세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며 "공영방송이 최적의 원가 구조를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신료가 결정되고 또 수신료를 상회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신료를 현실화하는 것에 국민들이 동의하는 가를 확인해야 한다"며 "만약 국민들의 지불의사가 없거나 약하다면 수신료 인상은 불가하다. 공청회등을 통해 형식적인 여론조사를 하기보다는 체계적인 고객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과 태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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