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Q.이번 바르나 발레콩쿠르에서 수상하게 된 소감은?
이번 콩쿠르 수상으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 작은 소망을 이뤘다고 해야 할까요? 6년 동안 꿈꿔왔던 거였어요. 그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수상의 영예까지 안게 돼 더욱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 이번 바르나 발레콩쿠르는 시니어 부문 첫 출전이었어요. 주니어 때는 참가자들이 스쿨에서 나왔는데, 이번에는 컴퍼니에서 나온 거죠. 러시아 로얄발레단의 솔리스트와 비엔나 발레단 등 여러 컴퍼니에서 출전, 함께 경쟁했어요. 세계진출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학교 재학 중이지만 기회가 있으면 자주 국외로 나가고 싶어요. 11월과 12월은 미국 70개 시티투어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설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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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발레 '돈키호테', 주지현 선생님의 'Inspiration' 연습을 병행해야 했어요. 공연 연습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바로 이어서 밤 12시까지 콩쿠르 연습을 했어요. 콩쿠르 연습은 지치고, 힘든 때 비로소 시작인거에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장 늦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하면 할수록 근력과 지구력이 생기고 더욱 튼튼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 때 알았죠. 어느 한계가 있는데 이를 악물고 참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다는 것을. 무대에서 스스로 놀랐어요. 5분이라는 시간이 무용수들에게는 굉장히 긴 시간이거든요. 그런데 하나도 지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쉽게 쉽게 넘기는 저를 발견했을 때, 제가 '이만큼 강해졌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바르나 발레콩쿠르에서의 에피소드는?
바르나 발레콩쿠르에서 너무 잘 즐기고 왔어요. 무대는 나무와 숲 냄새가 나는 야외 무대였어요. 신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곳이었죠. 사람들이 제가 무대를 즐기는 것을 느꼈대요. 그 모습이 흥미롭고 즐거웠다고. 그날 비가 왔어요. 그래도 콩쿠르는 진행돼야 하니까 보드카 기름으로 바닥을 다 태워 빳빳이 말린 다음 공연하곤 했어요. 30명이 참가했는데 반 정도는 넘어졌어요. 저는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요. 어려운 일들이 많았어요. 리허설을 새벽 6시에 해야 했던 것, 고난이도 춤을 선보여야 했던 것, 음식, 빡빡한 일정 등 어떤 콩쿠르보다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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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발레'는 할 수 있는 것 중 제일 잘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하기 싫을 때도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죠. 가장 하기 싫은 때, 최악의 상황을 최상의 상황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연습 시, '이 작품이 나의 최고의 작품이다'란 것을 스스로 각인시켜요. 그렇게 해서 어렵지만 참고 인내해야 발전할 수 있거든요. 발레는 정말 인내가 필요한 예술인 것 같아요.
Q.어떤 발레리나로 기억되고 싶어요?
기억에 참 많이 남는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박세은, 저 자체보다는 발레 '돈키호테'의 박세은, 발레 '백조의 호수' 박세은, 이렇게요. 강수진 선생님처럼요. 작품으로 기억되는 게 오래도록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대에서 '섬세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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