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방치된' 성미산 갈등, 결국 '전기톱 상해 사건'으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방치된' 성미산 갈등, 결국 '전기톱 상해 사건'으로

주민대책위 "재단 비호 서울교육청 책임"…행정소송도 제기

'방치된 갈등'이 결국 '전기톱 상해 사건'이라는 끔찍한 유혈사태와 '법정 소송'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홍익대학교 재단의 홍익학원이 초·여중고교 이전을 위해 공사 중인 서울 마포구 성미산 현장에서 지난 15일 새벽 벌목을 제지하다 인부가 휘두른 전기톱에 성미산 주민의 발목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성미산생태보존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성미산대책위)는 16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은 주민 생명 위혐하는 홍익재단 불법 폭력 공사를 즉각 중시키라"고 촉구했다.

성미산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0시20분께 성미산 공사현장에 하청업체 송모 씨가 홀로 벌목을 하다 전기톱 소리를 듣고 달려온 주민 안모 씨가 송 씨를 제지하다 전기톱에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안 씨는 인근 병원에서 2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4~6개월 동안의 입원 후 재활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를 체포한 경찰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해 과실치상 혐의로 조사 중이지만 주민들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새벽 0시가 넘긴 시간에 벌목을 나섰다는 점이 납득키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 따르면 홀로 벌목에 나선 송 씨는 음주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미산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미산 주민들이 늘 산을 주시하고 있으면 벌목을 시도하면 언제든지 달려온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에 전기톱을 들고 벌목을 시도했다"며 "정말 하늘이 도와서 이 정도에 그친 것이지 이는 살인 행위에 다름 아닌 말 그대로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성미산대책위는 특히 "술기운에 '사고 친' 것도, 혼자 벌인 우발적 사고도 아니다"면서 "성미산의 유혈사태는 늘 예고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사 현장에서 벌목을 막으려는 주민과 인부들 사이에서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돼 왔었다.

"홍익학원 비호 서울시교육청 책임"

이처럼 주민들과 공사 현장 관계자들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었지만, 주무 관청인 서울시교육청이 갈등 해소는커녕 '수수방관'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왔다고 주민들은 분개하고 있다.(☞관련기사: 당신 자녀 학교 담장 너머 사립학교가 들어선다면?)

성미산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마포구청은 지역 아동들의 통학고 안전과 지역주민들의 교통안전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네 차례나 보류 후 결국 유보 결정을 내렸음에도 서울시교육청 사학지원과는 건축승인이 난 것이면 도로점용허가가 난 것이나 같다면서 홍익재단의 불법공사를 묵인하고 비호해줬다"고 주장하며 "서울시교육청은 주민들의 정당한 민원, 문제제기에 대해 홍익학원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다 결국 현재의 사태를 불러온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성미산대책위는 홍익학원에 대해서도 "불법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지역 주민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 일의 책임은 학생의 교육을 전담하는 교육재단과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청에 있다"며 "양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성미산에 공사가 강행되고 이로 인해 또 다시 유혈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모든 책임은 홍익재단과 서울시교육청에 있음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주민 1000여 명, 결국 행정소송

한편 성미산대책위를 비롯해 인근 주민들이 17일 행정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수차례 서울시교육청에 청원서를 제출했었으나 별다른 진전이 안 보이자 결국 법정 다툼까지 번지게 된 것.

소송에는 주민 1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소송은 2010년 5월 20일자 서울교육청의 '학교시설 시행계획' 처분 취소 및 집행정지, 2009년 9월 2일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학교시설 변경' 결정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무효확인 두 가지로 진행된다.

성미산대책위는 "서울시와 교육청이 성미산의 보존가치, 마을 주민들에게 성미산이 가지는 의미, 인근 학교 학생들의 통학환경, 이전부지와 바로 인접한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 소송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홍익학원은 지난 2006년 한양대학교 재단인 한양학원으로부터 성미산 일부를 매입해 현재 홍익대학교 내에 위치한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초등학교·여자중학교·여자고등학교를 이전할 계획이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