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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면 공포'에 학생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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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면 공포'에 학생들 '경악'

중앙도서관 '석면 오염'-서울대는 '쉬쉬'

지난 5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통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 치명적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면 가루가 공사장에서 무방비 상태로 방출됐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 학생들이 대학 당국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대학 당국은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 치명적 발암물질에 6일간 노출

21일 서울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대 중앙도서관 통로의 천장 마감재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석면 가루가 대량 발생해 공기 중에 유출됐다. 석면은 가루를 흡입할 경우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당시 철거된 천장 마감재 '밤라이트'는 석면을 5~8% 함유하고 있어 산업안전보건법 상 '유해물질'로 분류돼 있으며, 이것을 철거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어떤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고 6일 가량 이 공사를 계속 진행했다. 이 공사는 25일 서울대 학생으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의 신고로 서울지방노동청이 공사중지 지시를 한 뒤에야 비로소 중단됐다.

서울대 교내신문인 <대학신문>의 한 기자는 "석면이 들어있는 천장 마감재를 뜯어내어 대충 자루에 넣더니 제대로 밀봉도 하지 않은 채 중앙도서관 터널을 관통해 끌고 갔다"며 "그렇게 끌고 간 마감재를 컨테이너에 먼지가 마구 날리도록 던졌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서울대 "처음에는 유해물질인지도 몰라…조금 날리는 것만으로는 문제 없어"

이번 사건에 대해 서울대 측은 "'밤라이트'가 석면이 포함된 유해물질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며 학생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외부 도장이 페인트로 마감돼 있어 내부 자재가 무엇인지도 몰랐다"며 "공사를 시작한 뒤에 뜯고 보니 '밤라이트'였다"고 말했다.

서울대 가족아동학과에 재학 중인 허 모 학생은 "더욱 심각한 것은 석면을 대하는 본부 측의 안이한 태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 모 학생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이번 석면 방출사고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옛날에는 석면 함유율이 30%가 넘는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서도 다 살았는데, 조금 날린 것만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며 "더구나 서울대는 통풍이 잘 돼 더 더욱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석면은 '폭탄' 다루듯이 취급해야…일본은 '석면 공포' 휩싸여

석면은 환경·보건 전문가들이 '폭탄' 다루듯 취급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치명적인 '발암물질'이다. 사람이 석면 가루를 흡입할 경우 폐질환의 일종으로 사망을 불러오기도 하는 '악성 흉막 중피종'을 앓을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한 대기업이 석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반경 1㎞ 안에서 3년 간 50가구가 중피종으로 사망한 사실이 밝혀져 전 일본 열도가 '석면 공포'에 휩싸인 바 있다. 일본 환경성은 앞으로 40년 간 10만 명이 석면으로 인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이르면 2009년부터 모든 석면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처를 뒤늦게 취하고 있다. 기업들도 향후 제기될 각종 석면 관련 소송에 대비해 자사 제품의 석면 함유량을 계속 낮춰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서울대 '석면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이미 국내 곳곳에 박혀 있는 석면의 양이 1990년 이후 누적된 것만 81만 톤이 넘는 상태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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