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 배정 완료

'노른자위' 문광위, '기피 1순위' 법사위 등에서 해프닝 속출

열린우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임 및 상임위 배정을 20일 완료하고 그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한길 원내대표는 각종 불만을 의식해 "지난 일주일 동안 원내대표를 만나고 싶어 하는 의원은 모두 만났다"며 "1지망 상임위에 배정받지 못한 의원들과는 반드시 협의했고, 강제로 배정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른자위 상임위에 배정되기를 바라고 기피대상 상임위를 피하려는 대다수 의원들의 경쟁 때문에 배정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속출했다.
  
  "제 식구 챙기기냐" 불만 속에 '벼랑 끝 전술' 난무
  
  우리당은 정무위원장에 박병석, 통일외교통상위원장에 김원웅, 국방위원장에 김성곤, 행정자치위원장에 유인태, 문화관광위원장에 조배숙, 보건복지위원장에 김태홍, 건설교통위원장에 이호웅, 운영위원장에 김한길, 정보위원장에 신기남, 윤리위원장에 김명자, 예결위원장에 이강래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 배정을 두고 우리당에 대단한 분란이 있는 것처럼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일부 입장이 다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양해하고 양보해 당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까지만 해도 "계파별로 '제 식구 챙기기' 식의 나눠먹기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고 그 와중에 '탈당 불사' '차라리 출당을 요구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이 난무하기도 했다. 우리당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19일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서는 반란표를 우려해 "국회의장단 투표가 끝난 다음에 다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호 1순위 문광위, 기피 1순위 법사위에서 생긴 해프닝
  
  특히 선호 1순위인 문광위와 기피 1순위인 법사위를 두고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당초 문광위 위원장에는 유인태 의원이 유력했으나 조배숙 의원이 끝까지 강력히 희망한 결과 결국 유인태 의원을 행자위원장으로 '밀어낼' 수 있었다.
  
  '관련 직무 겸임 금지' 원칙의 시행에 따라 기피 상임위가 된 법사위 배정 과정에선 웃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1지망자가 한 명도 없어 비상이 걸린 지도부가 '영입'에 나섰지만 정원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던 것.
  
  결국 19일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대표가 당내 율사 가운데 법사위원을 지내지 않았던 의원들 전원과 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이후 내년 초에 다른 상임위로 교체하기로 약속한 끝에 가까스로 선임을 끝낼 수 있었다. 법사위에 배정된 율사 출신은 이종걸, 문병호, 이상경, 임종인, 이상민 의원 등이다. 또한 우리당 법사위원 8명 가운데 이용희 부의장과 선병렬 의원을 제외한 6명은 모두 예결위원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법사위에 배정된 한 의원은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순한 사람들이 주로 덤터기를 썼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윤리위원장에서 통외통위 위원장으로 옮긴 김원웅 의원과 정보위원장에 유임된 신기남 의원도 1년만 더 하고 자리를 내놓기로 했다.
  
  상임위 배정 결과 발표 이후 김근태 당의장은 "아드보카드 대표팀 감독이 한국팀은 정신력이 높아서 선수 간에 상호비난하지 않아 여기까지 왔다고 한 발언을 참고해, 전반기 국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후반기에 역전시킴으로써 두터운 지지를 받자"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오늘로 포지션은 결정됐고 열심히 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지만 평소와 달리 이날은 지도부의 발언에 대한 박수소리가 유난히 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