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5시 30분께 이포보 농성 현장에서 100m 떨어진 장승공원 내 환경운동연합 상황실에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 40여 명이 난입해 물리력으로 천막 등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 25일 오후 5시 30분께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주민들이 여주군 이포보 인근 농성장에 난입해 집기 등을 훼손하고 유원일 의원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환경운동연합 |
▲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주민'이라고 스스로를 밝힌 이들이 각목을 들고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상황실에 난입했다. ⓒ환경운동연합 |
유원일 의원과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40대 후반~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휘두르는 각목에 맞아 가슴과 무릎 등에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환경운동연합 김태형 부장 역시 이들에게 끌려가 구타를 당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충돌 현장에서 좀 떨어져 있었는데, 한 남성이 '국회의원이면 다야. 이 개XX'라고 욕을 하며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각목을 휘둘렀다"며 "당시 경찰들도 옆에 있었는데 말리지도 않았고, 각목을 휘두르는 사람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주변에는 경찰 병력이 상당수 배치돼 있었으나, 이날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이들의 난입을 제지하지 않았고, 국회의원을 상대로 각목을 휘두르는 상황 역시 막지 못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찬성 측 주민들은 욕설과 함께 의자를 집어 던지고 천막을 무너뜨려 던지는 등 난폭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와 4대 종단 대표자들은 "경찰이 폭력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26일 여주경찰서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여주군청 인근에서 여주환경운동연합, 여주이천광주한살림, 남한강을 사랑하는 여주 사람들의 모임 등 여주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40여 명이 집회를 열었으나, 4대강 찬성 측 주민들이 집회 장소에 난입하면서 합법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 25일 오후 4시께 여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여주군청 앞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자, 찬성 측 주민들이 난입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6.25참전전우회, 여주녹색성장실천연합 회원 70여 명은 "여주 지역 주민들은 모두 4대강 사업에 찬성한다", "외지인들은 여주에서 물러가라"고 고함을 지르며 이들의 집회를 방해했다.
이에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 등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 입장도 있을 수 있듯이,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 것"이라며 집회를 방해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나, 대부분 60~70대 노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북으로나 가라"며 이들을 밀치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지난 22일부터 여주군 이포보 공사 현장 교각 위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고공 점거 농성을 벌이고, 정치권과 종교계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 활동이 본격화 되면서 4대강 찬성 측 주민들이 대응도 점점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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