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14일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소송 취하 소식에 "요새 젊은 애들 말로 '헐'이라는 표현 말고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수석은 지난 4월 자신이 김영국 조계종 대외협력위원의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다고 말한 명진 스님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명진 스님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수석에 대해 "고소한 지 100일이 넘도록 조사도 안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나를 용서해준다고 말하며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한다"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자기 잘못을 호도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수준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고소하고 핍박하고 협박한 게 이동관 수석"이라며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라고 잘타했다.
명진 스님은 "이번에 고소를 취하하며 나를 용서한다고 말한 건, 그런 악습들이 계속 쌓이고 쌓여서 그 사람의 인지 기능이 훼손된 지경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라며 "빨리 일을 그만 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명진 스님은 자신을 용서한다는 발언을 두고도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이동관 수석이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자신이 용서를 한다고 하니 황당하다. 내가 할 소리를 대신 해줬다"며 "용서를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동관 수석에게 연민을 느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무고죄로 이 수석을 맞고소 하는 것에 대해 "고소를 하고는 싶으나 그동안 이 수석을 두고 고소·고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제와서 고소를 하기엔 모양새가 그렇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명진 스님은 "하지만 변호사와 일부에서는 이동관 수석이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으니 반성하도록 나에게 고소를 하라고 한다"며 "오늘도 여기저기에서 전화를 받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동관 수석은 이날 "공인으로 제기했던 소송은 모두 취하할 것"이라며 "사인으로서는 그분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고 진실은 명명백백하므로 용서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며 명진스님 등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