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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MBC 생방송 스튜디오 무단 난입 "질문지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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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MBC 생방송 스튜디오 무단 난입 "질문지 보여달라"

MBC 노조 "사찰도 모자라 대본까지 사전 검열 시도"

경찰이 문화방송(MBC) 생방송 스튜디오에 무단으로 들어와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 파문과 관련해 전화 인터뷰가 예정돼 있던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의 인터뷰 질문지를 요구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9일 사건 경위가 적힌 보도자료를 내 "경찰이 생방송 스튜디오에 무단으로 침입해 담당 PD에게 인터뷰 대본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일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다"면서 "'사찰'도 모자라 생방송 대본까지 사전 검열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 생방송 스튜디오 까지 들어와 "질문지 보여달라"

MBC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MBC를 담당하는 서울 경찰청 정보 2분실 박모 경위가 김미화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생방송이 예정된 서울 MBC 본사 라디오 본부 5 스튜디오에 무단으로 들어왔다.


▲ 경찰이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생방송 스튜디오 안 까지 들어와 인터뷰 질문지를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팀은 경찰 수뇌부의 실적주의를 비판한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을 전화 인터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생방송 시작 10분전 박 경위로부터 프로그램 담당 김 모 PD의 자리로 전화가 걸려와 "(오늘 방송에) 채수창 서장이 출연하느냐", "언제 나오느냐" 등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PD는 "도대체 왜 그러시느냐, 지금 생방송 준비로 정신이 없다"며 "핸드폰 번호를 주면 방송 후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고 생방송 진행을 위해 스튜디오로 가자 이미 박 경위가 도착해 있었다는 것.

박 경위는 "채수창 전 서장 인터뷰 대본을 보러왔다"며 질문지 제출을 요구했고 김 PD는 "인터뷰 질문지는 우리 심의실에서도 미리 보는 경우가 없다"며 분명하게 거절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담당 부장이 박 경위에게 "생방송 스튜디오는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임을 밝히고 밖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경찰 "사찰 ·사전 검열 아니다"…MBC 노조 "누구 지시인지 밝혀라"

이후 경찰은 MBC를 방문해 "사찰이나 사전 검열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에 따르면 이날 서울 경찰청 정보 관리부장과 박 경위 등이 경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MBC를 방문해 서경주 라디오 본부장과 면담했다.

서경주 라디오 본부장은 "언론기관에 들어와 생방송 질문지를 보자고 한 것은 중대하고 엄중한 사건으로 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에 비견될 만한 일"이라며 "서울 경찰청장이 공개적,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튜디오까지 간 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과한다"면서 "하지만 사찰이나 사전 검열은 아니다. 그저 알고 싶은 내용이 있어 찾아갔으나 무리한 점이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소위 '출입 기관원'을 파견해 '사찰'하는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도 모자랄 판에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 생방송 스튜디오에 들어와 인터뷰 대본까지 내 놓으라고 요구할 수 있느냐"며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방송의 독립성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라디오 PD들은 9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간담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MBC 라디오 PD들은 "이번 일은 일개 경찰 기관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없다"면서 "서울 경찰청장이 공개 사과하고 누가 이번 사건을 지시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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