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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은 총재 "더블딥 가능성 낮다. 문제는 인플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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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은 총재 "더블딥 가능성 낮다. 문제는 인플레 위험"

"경쟁력 없는 기업, 돈줄 죄겠다"

"문제는 너무 많이 풀린 돈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내놓은 메시지다. 김 총재는 이날 '한경 밀레니엄 포럼' 초청 강연에서 "현재의 금융 완화(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급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를 곧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중수 "미국 경제 튼튼하다. 이제 기준금리 올릴 때"

다만 인상 시기가 문제다. 김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금리 인상이 선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옳은지,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어느 정도의 타임랙(시간 차)을 두고 나타나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칠레와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서도 그는 "이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리 인상은 자원 값이 오르는 문제를 고려해서 이뤄진 결정"이라며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어 칠레, 호주 등과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서도 "기준 금리는 물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남유럽 국가 재정 문제 등 해외 불안요인이 경기 상승세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 완화 기조의 장기 지속에 따른 불균형 발생 가능성을 주의 깊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을 종합하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8월께 0.25%포인트 정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세계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17개월째 연 2.00%로 유지해 왔다.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는 세계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판단과 짝을 이룬다. 더블딥(double dip)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뜻하는데, 이런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김 총재는 "더블딥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으로, 모든 게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튼튼해 보인다"며 더블딥 가능성을 낮다고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쟁력 없는 기업, 구조조정 유도한다"

그리고 김 총재는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공급된 유동성 환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28조 원의 원화유동성을 지원해 현재까지 20조 원을 회수했다. 남아있는 금액은 총액대출한도 증액분(3조5000억 원), 은행자본확충펀드(3조1000억 원) 및 채권시장안정펀드(1조8000억 원) 지원액 등 총 8조 원이다. 금융위기 때 지원한 외화유동성(267억7000만달러)은 이미 전액 회수했다. 김 총재는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 상황, 중소기업 자금사정 등을 고려해 총액대출한도를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대출운용방식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자본확충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자금도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회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입장은 '한계기업 구조조정' 방침과도 짝을 이룬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조건으로 한은이 낮은 금리로 시중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범위(총액대출한도)를 줄인다는 것은, 부실한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죈다는 뜻이다. 김 총재는 이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과감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화정책 운용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쟁력 없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이들에게 지원되던 자원을 창업 지원에 활용함으로써 경제 활력을 고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주변에서는 이달 말 정부의 중소기업 비상 지원조치 종료를 앞둔 오는 24일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 국제 금융위기 과정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6조5000억 원에서 10조 원으로 늘린 총액한도대출의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 절상, 원화 동반 절상 폭은 크지 않을 듯"

한편, 김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의 관심사인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김 총재는 이날 "위안화가 절상된다면 우리도 이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에서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만큼 원화 가치의 절상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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