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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이 꽉 깨물고 뛰었잖습니까.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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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이 꽉 깨물고 뛰었잖습니까. 아자 아자!"

[월드컵] 팬들, 기대만큼 큰 아쉬움과 실망… "아르헨이 강했다"

그리스 전에서 너무나 잘 싸웠기 때문에 아쉬움과 실망이 더 컸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 전에서 한국 팀이 1대 4로 패하자 서울광장의 거리 응원 인파와 누리꾼들은 침통함에 빠졌다.

광장, 탄식과 침묵

이날 거리에는 전국 352곳에 157만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응원에 나섰다. 서울에서는 코엑스 앞에만 12만 명, 서울광장에는 10만 명이 몰렸다. 인터넷 축구 관련 게시판에도 쉴새없이 경기 전망이 올라오며 그리스 전에 이은 낭보에 대한 기대로 넘쳐났다.

전반전에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자책골과 이과인의 골로 아르헨티나가 2대 0으로 앞서 나가는 와중에도 전반 막판 이청용 선수의 만회골이 터지자 후반전을 기대하는 희망과 응원이 이어졌다.

서울광장의 시민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를 얼싸안고 '대한민국'을 외쳤고, 무대에서는 '아리랑'이 흘러나왔다. 후반전 초반에는 전반전과 달리 몇 차례 골찬스를 잡고 놓치자 탄식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후반전에 염기훈의 골 찬스가 무산된 뒤 실점이 계속 이어지자 거리에는 장탄식 후 고요함이 이어졌다. 응원단이 열심히 구호를 외치며 독려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골이 터지자 일부 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네 번째 시민들은 썰물 빠지듯 광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허정무 감동 용병술 아쉬워" 반응

각종 게시판의 분위기도 험악해졌다. 즉자적인 반응은 염기훈과 오른쪽 수비를 담당한 오범석에게 쏟아졌다. "네 골 다 오른쪽에서 뚫렸다", "염기훈은 골 키핑이 약하다"는 등 '오염라인'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지며 게시판들은 두 선수에 대한 비난으로 순식간에 도배가 됐다.

▲ 17일 서울광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을 지켜보는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에는 허정무 감독의 전술 실패를 지적하는 글들이 우세했다. 사커라인의 필명 '제라드의 의지'는 "조용형-이정수 라인은 안정적이었고, 정성룡은 더욱 훌륭했다"면서도 "오범석의 부진 탓만 하기에는 2% 부족하다. 해답은 '허정무의 전술운용 실패'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범석의 대인마크나 위치 선정의 불안으로 인해 미드필더가 밑으로 내려와 커버플레이를 하면서 무리한 반칙을 하게 된 것"이라며 "차두리 대신 오범석을 투입한 전략 미스로부터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이미 기량의 한계를 보여준 오범석을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교체했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가 너무 강했다"

상대적으로 스위스와 북한의 강팀에 대한 대응 전술이 높게 평가 받기도 했다. 원래 월드컵은 2차전부터 골이 많이 터진다고는 하지만, 경기력의 명백한 차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와나 북한처럼 '전원 수비'와 같은 전술도 아니고, 미드필더의 강한 체력을 통한 중원으로부터의 압박도 아닌 애매모호한 전술이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아르헨티나는 메시나 테베스, 이과인 같은 선수들의 이름값은 물론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한국 팀에 완벽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필명 '오사커'는 "메시와 테베스가 역시 한 수 위임을 보여줬다"며 "조직력 바탕의 유럽 축구와는 해 볼 만하지만, 개인기 위주의 남미 축구에는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고, '토랜스코'는 "아르헨티나가 계속 공간을 만들어 침투하는 것을 보니 우리가 어떻게 수비할 지 훤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경기가 끝날 무렵부터 어김없이 '경우의 수' 계산이 시작됐지만, 대패한 뒤라 자괴감이 더 깊어 보였다.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글에는 "무조건 나이지리아를 이기는 게 답"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밖에 어떤 누리꾼들은 "그리스 전을 이긴 뒤 너무 '설레발'이었다"고 지적하며 언론 기사 제목과 누리꾼들이 "4강까지 간다", "허정무를 재평가한다"는 등의 게시물 캡쳐를 올려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무조건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긴다'는 나름의 분석글은 '성지순례' 게시물이 되기도 했다.

반대로 경기 후 욕설글에 대한 '냄비 근성'을 꼬집는 의견도 많았고, "축구는 축구로만 즐기자"는 충고도 상당수였으며, 자책골을 기록한 박주영 선수에 대한 위로와 응원의 글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박주영에게 응원을"

서울광장에 응원을 나왔던 시민 박정수(가명 28) 씨는 "전반전이 끝난 직후에는 한국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후반에 맥없이 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나이지리아 전에서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거라 믿는다"며 "그때도 서울광장에서 응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용(24) 씨는 "우리 선수들이 잘 뛰었지만 아르헨티나가 너무 강한 팀이었다"며 한국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비록 아르헨티나에게는 이렇게 졌지만 남은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서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특히 박주영 선수가 자책골을 생각하지 말고 남은 경기에서 골을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도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우리 선수들 이 꽉 깨물고 뛰어서 땀 흘리지 않았습니까. 자 우리 툭툭 어깨 두드려 줍시다. 선수들에게 우리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땀흘리는 한 우린 마땅히 자랑스럽습니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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