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승리를 계기로 4대강 공사 강행 등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을 저지하겠다는 민주당의 내부 결의에 시작부터 '딴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기초, 광역단체장들의 협의기구를 가동하고 단체장의 법적 권한을 동원해 4대강 공사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8일 "박준영 지사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진압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이견으로 생긴 '흠집'마저 지울 수는 없게 됐다.
정세균 "4대강 저지는 국민의 요구" vs 박준영 "영산강 살리기는 지역현안"
정세균 대표는 8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4대강 저지'를 정치 투쟁이라 표현한 박준영 지사에 대해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4대강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국민적 요구로 특정 정당의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박준영 지사는 치수사업을 중심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치수사업을 하자는 데는 반대하지 않지만 4대강 저지를 정치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시민사회, 4대 종단이 반대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정당의 책무"라며 "특정 정당이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다른 강은 모르겠지만 영산강은 살려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정 대표는 "영산강이 가장 준설이 안된 강인만큼 다른 강하고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영산강에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개선이 우선돼야지 준설만 하고 보를 만들어 4급수나 5급수의 물을 가두면 큰일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박준영 전남지사와) 서로 공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준영 전남지사는 전날 지방선거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4대강 반대와 분리해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지사는 "4대강은 정치투쟁이고 영산강은 지역현안 사업인데 영산강을 정치논리에 따라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지사로서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의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일 뿐 아니라, 같은 당 소속의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와도 엇갈린 입장이다. 강운태 당선자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4대강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며 "영산강은 개발보다 수질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 영산강 수질개선, 후 개발'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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