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날 낮 한명숙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정세균,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송영오,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명동에 모여 출정식을 열고 '야4당 단일후보'임을 적극 부각시켰다.
이재정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그렇게 이루고자 했던 역사적인 새로운 국민통합의 새로운 통치의 장을 여는 길은 한명숙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날 진보진영 서울시 교육감 단일후보로 확정된 곽노현 후보도 이날 연단에 올라 한명숙 후보와 인사를 나눴고, 민주노동당 율동패가 공연을 펼쳤다.
▲ 서울 명동에서 열린 야4당 서울시장 선거 출정식에서 한명숙 후보 지지유세를 위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연단에 오르고 있다. ⓒ프레시안 |
"정치검찰 탄압 진실로 이겨낸 한명숙"
정세균 대표는 "한 후보는 여성부장관, 환경부장관에 국무총리까지 지내는 등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한 분"이라며 "이미 3차 방정식까지 다 풀어봤기 때문에 서울 시정을 맡기에도 적임자"라고 '능력론'을 내세웠다.
정 대표는 또 "자질과 도덕성에서 한 후보가 앞서가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치 검찰을 앞세워 한 후보를 끌어 내리려 했다"며 "그러나 확실하게 무죄를 입증한 한명숙 후보는 강인한 후보"라고 다소 묻혀버린 '검찰 수사' 이야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4월 9일 무죄 판결 직후가 가장 지지율이 높아 "한명숙 선거운동은 검찰이 다 해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정 대표는 "결백이 진실이기에 정치공작을 확실히 이겨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후보 측에서는 이날 오전 발표된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도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태세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이해찬 전 총리는 "이명박 정권은 선거기간 동안 천안함으로 도배를 해 북풍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북풍을 막을 수 있는 건 시민들의 힘 뿐"이라고 호소했다.
"용산참사 모르쇠 오세훈"
연단에 선 한명숙 후보는 특유의 차분하고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한 후보는 "지난 4년 살아보니 생활이 나아졌나. 행복해졌나"라고 물으며 "물가와 전셋값은 치솟고 젊은이들은 직장을 잃어 거리를 해매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년 동안 부채가 세 배 늘어 서울시민 1인당 빚이 190만 원"이라고 이명박-오세훈 시정 8년을 비판했다.
한 후보는 또 "뉴타운으로 원주민들이 변두리로 쫓겨나가고, 오세훈 시장은 용산참사 1년 동안 모르쇠로 일관하며 한 번도 찾아가보지도 않았다"면서 "서울 시민들이 참 불쌍해졌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오세훈 시장이 화려한 겉치레에만 신경 쓰는 동안 사람이 빠져 있어 서울시는 맥박이 뛰지 않는 활력없는 도시가 됐다"며 "사람 중심의 사람특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 후보는 이어 "서울시 입법과 행정, 자치구까지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해 뭐라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불통의 시대가 됐다"며 "불통의 시대를 소통의 시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정부의 4대강 사업도 강하게 비판하며 출정식 직후 인근 명동성당에서 단식기도를 수행 중인 천주교 사제들을 찾아가 격려하기도 했다.
"지지율 격차 좁히고 있다" 자신감
한 후보 캠프에서는 한동안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심하고 있었는데, 최근 오세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의 자체 조사에서도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오세훈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었고 지지율은 다 반영이 돼 더 이상 지지율 인상 호재는 없을 것으로 보이다"면서 "아직까지는 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선거전이 계속되면 한 후보에게 호재가 더 많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19일 열린 TV토론도 이날 화제였다. 한명숙 후보가 내용적인 측면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중론이지만, 한 후보 측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토론 태도가 오히려 호재가 됐다며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한명숙 선대본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세훈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산수'보다 '도덕' 공부"라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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