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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책 홍보 행사라서?"…외신기자클럽,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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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책 홍보 행사라서?"…외신기자클럽, 시끌시끌

간담회 이례적인 불허 결정…19일 저녁, 비공식 간담회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이 김용철 변호사와의 간담회를 불허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변호사가 증언한 삼성 비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국내 주요 언론은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외신기자들이 취재하는 자리로 준비된 행사가 불허된 것. 결국 이 행사는 공식 간담회가 아닌 비공식 간담회로 치러지게 됐다.

'상업적 이용 가능성' 때문에 간담회 불허?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가 베스트셀러가 된 뒤, 여러 외신기자들이 김 변호사와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외신기자들이 김 변호사 인터뷰를 위한 공식적인 간담회를 준비했다. 그런데 지난 14일로 예정돼 있던 간담회에 대해 외신기자클럽 회장이 갑자기 제동을 걸었다. 외신기자클럽 명의로 간담회를 열 수는 없다는 게다. 이는 외신기자클럽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기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했다.

맹주석 외신기자클럽 회장은 간담회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홍보하는 자리가 될 수 있어서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책의 저자는 누구든 간담회에 초대받을 수 없다. 한 외신기자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 관계자가 외신기자클럽에 초대되는 일이 흔했다. '상업적 이용 가능성'을 경계하는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판단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취재 가치가 충분한 인물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맹 회장은 왜 회원들을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간담회를 반대했을까. 서울시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 18층에 있는 외신기자클럽 식당을 신라호텔이 위탁받아 운영한다는 점을 들어, '외압설'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외신 기자들은 이런 가설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외신기자클럽 회장 자격 논란

대신, 외신기자클럽 회장의 자격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서 이유를 찾는 기자들이 많다.맹 회장이 올해 2월 당선된 직후, 미국CBS 아시아 총괄 책임자가 보낸 팩스로 불거진 논란이다. 맹 회장은 미국CBS 기자가 아니라는 내용이다. 맹 회장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외신기자클럽 회장 선거에 출마했었는데, 그때마다 그는 미국CBS 특파원을 자처했었다.

확인 결과, 맹 회장은 미국CBS를 위해 오랫동안 일했던 어느 한국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기자나 특파원은 아니지만, 미국CBS와 전혀 무관한 사람은 아닌 셈이다. 지난 18일, 기자가 소속과 신분을 묻자 맹 회장은 '프리랜서'라고 대답했다.

자격 논란이 불거지자, 외신기자클럽은 총회를 열어 맹 회장의 임기를 6개월로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공식 임기는 1년이다. 또 외신기자클럽 이사 가운데 일부가 사퇴했으며, 빈자리는 아직 메워지지 않았다. 맹 회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 기자들도 있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변호사와의 간담회를 불허한 결정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돌출적으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변호사의 증언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들은 주로 유럽, 미국 기자들인데, 맹 회장 자격 논란 속에서 회장 퇴진을 요구했던 게 그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 변호사 간담회 불허 결정이 나온 뒤, 가장 크게 반발했던 이들도 평소 맹 회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기자들이었다.

19일 저녁, 비공식 간담회 열기로

한편, 맹 회장 및 그와 가까운 기자들은 이번 사태가 알려지는 것 자체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맹 회장은 자신을 향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사적인 문제"라며 대답을 꺼렸다. 그와 가까운 한 외신기자는 "내신기자(국내 언론 기자)는 영역을 넘지 말라. 왜 외신기자클럽 내부 문제에 관심을 갖느냐"라며 취재에 항의했다.

그렇다면, 외신기자들은 김 변호사를 아예 만날 수 없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외신기자클럽 회장단의 결정과 관계없이, 김 변호사의 증언에 관심이 있는 외신기자들은 비공식 간담회를 마련했다. 19일 저녁 6시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리며, 이날 행사는 국내 언론에도 공개된다.

- 바로잡습니다

<프레시안>은 지난 5월 19일자 "'김용철 책 홍보행사라서?'…외신기자클럽, 시끌시끌" 기사에서 "맹주석 외신기자클럽 회장은 미국CBS를 위해 오랫동안 일했던 어느 한국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기자나 특파원은 아니지만, 미국CBS와 전혀 무관한 사람은 아닌 셈이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맹주석 회장은 1986년부터 2010년 3월까지 25년 동안 미국CBS방송 서울지국에서 기자, 프로듀서로 근무해온 사실이 밝혀져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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