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손학규 '책임론' 정면돌파…"야권연대로 반MB 돌풍"

정세균 "오세훈은 꼭 교체"…손학규 "유시민 얘깃거리 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공통의 미션을 받았다. 친노 후보들이 전면에 선 6.2 지방선거에 민주당의 존재감과 적극적 선거운동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경기도지사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로 결정되면서 두 사람을 보는 당내 시각이 곱지 않아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 김진표 후보가 유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 각급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낭패감이 커졌고, 그 책임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정세균 대표와 경기도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튼 손 전 대표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 사람은 16일 후보 단일화의 의의를 적극적으로 설파하며 '반MB-정권심판'을 호소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야권 연대와 야권 단일후보를 세우고자 노력했다"며 "그 결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단일후보, 통합후보가 반MB의 기치를 내걸고 나섰다"고 했다.

그는 "단일후보, 야권연대로 전국에서 거센 반MB 돌풍이 일어나고 있다"며 "전국에서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고, 일부에서는 이미 역전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기득권을 포기하고 아름다운 승복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낸 민주당과 민주진영 후보들에 대한 격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촛불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독선과 독주, 오만에 대한 견제의 장"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각별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서울시정 8년은 전시행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한 실패한 8년이었다"면서 "16개 시도중 오세훈 시장만큼은 꼭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 시장은 이미지 시장이자 내용 없는 시장이라는 것이 시민들의 평가"라면서 "오히려 경륜 있고 내용 있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서울을 맡기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6.2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단일화 된 민주진보 진영에 힘을 실어달라"면서 "저도 늘, 어디서나, 국민과 함께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특히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는 아침마다 국민을 꾸짖고 있다"며 "그 오만함을 깨우치려 우리 국민은 촛불로 경고했지만 도무지 귀를 막고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보도된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는 "(경기도지사 후보)단일화가 민주당으로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민주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당황하긴 했다"면서도 "민주당으로선 쓰리고 가슴 아프지만 국민에겐 단일화의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손 전 대표는 "단일화에선 패배했지만 유시민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큰 승리를 한 것"이라며 "(선거) 분위기가 달라졌고 얘깃거리가 되지 않나. 투표장에 안 나올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쉬운 선거는 아니지만 진정을 갖고 임하면 이기리라고 본다"면서 "대의통천이라는 말이 있다. 단일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버리고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실천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