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이 낸 두 번째 설립신고를 노동부가 16일 다시 돌려보냈다. "미비한 점이 많아 보완을 요구했다"는 것이 노동부 설명이지만, 청년유니온은 "받아줄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날 "청년유니온이 제출한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검토한 결과 부족한 서류가 있고 일부 규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어긋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일부 규약을 바꾸고 서류를 보완해 다음달 14일까지 다시 제출하라는 것이다.
노동부는 노조법에는 2개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의 경우 사업장별 명칭, 조합원 수, 대표자 성명 등이 명기된 서류를 제출하게 돼 있는데 청년유니온이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그 외에도 노조 임원 선거 및 규약제정과 관련된 총회 회의록과 노조 임원의 근로자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첫 번째 설립신고 당시 청년유니온이 조합원 수를 80명으로 신고했다가 두 번째 설립신고에서는 23명으로 줄여 신고한 것에 대해서도 노동부는 "57명의 탈퇴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노동부는 첫 번째 설립신고 당시 "조합원 80명 가운데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12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반려했었다.
보완 요구의 핵심은 구직 중인 노동자의 조합원 포함 여부인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노동자도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노조법과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청년유니온은 15~39세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세대별 노동조합이다.
하지만 청년유니온은 대법원 판례를 예로 들어 "구직 중인 노동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은 "총회 회의록은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아니며 23명의 조합원은 새로 총회를 거친 것인 만큼 이전 명단의 효력은 없다"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핵심은 결국 구직자에 대한 조합원 자격인 만큼 노동부가 설립신고 자체를 반려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반발했다.
노동부의 두 번째 설립신고 반려와 관련해 청년유니온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