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무죄 판결, 송영길 최고위원의 인천시장 출마 선언으로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후보 구도를 사실상 확정짓고 본격 지방선거 체제에 돌입한다.
송영길, 인천시장 출마 선언
송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 재구성 요구, 당 혁신의 필요성, 지역구가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출마 결심까지 고민이 많았다"며 "개인보다는 당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이어 "60년 전 인천을 탈환함으로써 수도를 되찾았던 것처럼 인천에서 일으킨 바람으로 서울, 경기에서 승리하고 정권 교체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송 최고위원은 유필우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송 최고위원은 당초 서울시장 출마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에서는 '당선 경쟁력'을 들어 송 최고위원에게 인천시장 출마를 강력한 요구해왔다.
지난 달 9~10일 실시된 시사인-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안상수 현 시장은 38.1%, 송영길 최고위원은 3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는 안 시장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민주당에서는 10%포인트 이내의 차이는 여론조사 현직 프리미엄일 뿐 실제 선거에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여론조사에서는 민노당 김성진 전 최고위원(6.6%), 진보신당 김상하 변호사(6.9%) 역시 적지 않은 지지율을 나타내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이제 국민의 법정에 서겠다"
민주당 지도부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한명숙 전 총리 1심 무죄 판결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판결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도권 광역단체장 경선 및 후보자 확정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수도권 지방선거 채비를 서두를 계획에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전 총리도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해 "이제 정치검찰의 법정에 서지 않고 국민의 법정에 서겠다"며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은 곽영욱 씨와 연결시켜 표적수사를 한 부분에 대해 검찰이 사과하고 별건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추가 검찰 수사로 인한 파문 확산을 경계했다. 무죄 판결 직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가 오세훈 현 시장과의 격차를 좁히는 등 '한명숙 바람'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다만 김성순 의원, 이계안 전 의원과 같은 서울시장 후보 선행 주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경선 실시 논란 등을 매끄럽게 해결해야 해야 한다.
선거 분위기, 뜰까?
경기도에서는 이종걸 의원의 사퇴로 김진표 최고위원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그런데 경기도는 수도권 중 전망이 가장 어두운 곳이다. 당장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과의 단일화 문제가 여전히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고,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김문수 현 지사라는 벽을 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이제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남은 기간은 주로 수도권 경선 및 지방선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쪽으로 당력을 모으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선을 실시하더라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기도는 경선 실시 중에도 선거 분위기는 좀처럼 뜨지 않았다. 인천과 서울의 경우에도 경선 분위기가 뜰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비주류 의원은 "당 지도부가 송영길, 한명숙만을 바라보며 마치 이들이 후보로 확정된 것처럼 해왔는데, 솔직히 해보나마나 한 게임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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