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기동 부장검사)는 9일 정치자금을 주고받는데 핵심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전 총리의 최측근 김모(여)씨를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김씨는 한 전 총리에게 사실상 '집사'와 같은 역할을 했던 인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건설업체 H사의 전 대표 한모(49.수감 중)씨와 회사측이 9억여원의 정치자금을 대부분 현금과 달러화로 전달했고, 이 모든 과정에 김씨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한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2007년 3월 이후 민주당의 고양일산갑 지구당 사무실을 운영할 때 사무실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같은 건물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지역구 관계자들과 두루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한 전 총리가 총리로 재직할 때도 공관 내실에 근무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으며,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5만달러를 받았다는 `뇌물수수 의혹' 재판 과정에서도 `공관 현관이 아닌 옆문을 이용했던 사람'으로 거명된 바 있다.
검찰은 우선 김씨를 상대로 한 전 총리의 사무실 운영과 자금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H사 직원과 채권단을 비롯한 다른 사건 관계자들도 광범위하게 조사해 주요 증거를 확보한 뒤 한 전 총리를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2007년 3월 이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씨로부터 수십만 달러와 현금 등 9억여원을 건네받았으며 사무실 임대료와 차량 리스 비용을 대납한 것까지 포함하면 수수액이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한씨의 부친과 종친회에서 알게 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7년 초.중반께 한씨가 집중적으로 상가 분양사기를 저질러 수십억원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이 한 전 총리의 선거자금으로 빠져나간 게 아닌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H사와 자회사인 K사, 회계법인 등에서 전날 압수한 물품의 정밀 분석작업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감안해 이 사건 수사를 최대한 서두르겠다"며 "늦어도 이달 중에 기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씨는 2007년 3월부터 9월까지 고양시의 H상가를 모 제과업체에 분양하기로 해놓고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23억여원을 받아 챙기는 등 분양사기로 15명으로부터 68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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