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금양호 조난 신고 받고도 '늑장대처' 논란

신고 접수 1시간 만에 수색 시작…선장 휴대전화 번호 착각

군에 이어 해경도 늑장대응 논란에 휩싸였다. 해경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저인망 어선 금양호의 조난 신고를 받고도 한 시간이 지나서야 해상 수색에 돌입했다.

4일 해경에 따르면 해경이 금양호의 조난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지난 2일 저녁 8시 30분경이다. 해경은 "곧장 선주에게 연락해 금양98호 선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 전화로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번호는 침몰한 금양98호가 아니라 함께 조업하던 금양97호 선장의 번호였다. 해경이 금양97호 선장에게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금양98호가 안전한 것으로 오인한 것이다.

결국 해경은 첫 조난 신고가 들어온 지 한 시간이 지난 밤 9시 30분이 돼서야 금양97호와 다시 통화해 "금양98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고 해상 수색을 시작했다. 사고 해역까지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걸려, 본격적인 수색 작업은 조난신고 접수 한 시간 반이 지난 밤 10시에야 시작됐다.

지난 2일 금양97호와 함께 충남 앞바다에서 쭈구미 잡이 도중 군 당국을 지원하기 위해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금양98호는 귀항 도중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을 들이받아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화물선 관계자들은 충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4일 오전 현재까지 선원 9명 중 김종평 씨 등 2명은 사망자로 확인됐으나, 나머지 7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