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존>은 이라크에서 대량학살무기를 수색하는 임무를 받은 정보부대 팀장 로이 밀러가 명령에 따라 대량학살무기를 추적하면서 점차 이라크전의 비밀과 진실을 알게되는 과정을 그린 액션스릴러다. 브라이언 헬겔런드의 군더더기없는 시나리오와 폴 그린그래스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지는 거칠고 빠른 핸드헬드 컷 등이 잘 어우러진 데다, 있지도 않았던 대량학살무기를 핑계로 기어이 이라크전을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전파한답시고 이라크 내정에 간섭했던 추악한 미국의 모습을 생생히 까발린 수작이다.
▲ <그린 존> |
지난 주 3위에 올랐던 <육혈포 강도단>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마저 제치고 오히려 한 계단 상승해 2위를 차지했다. <그린존>보다 약 2만 명가량 적은 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66만 명. 다른 영화들이 지난주에 비해 스크린수가 줄어든 반면, 육혈포 강도단은 3개가 증가한 상태. 서울 순위로는 4위에 해당하지만, 지방 관객들의 호응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지태, 윤진서가 주연을 맡은 <비밀애>는 5위에 오르는 데에 그쳤다. 314개 스크린으로 다른 영화들에 비해 적지 않은 개봉 스크린을 확보했지만 주말 3일간 전국에서 7만 6천 명 가량의 관객만을 동원했을 뿐이다. 판타지소설 장르에서는 '고전'에 속하는 로버트 E. 하워드의 1928년작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솔로몬 케인>도 <비밀애>와 근소한 차이만 보이며 6위로 데뷔했다.
<북극의 눈물>에 이어 기록적인 시청율을 기록했던 방송 다큐멘터리를 극장판으로 재편집한 극장판 <아마존의 눈물>도 지난 주말 개봉했지만, 성적은 전국에서 5만 명 정도를 동원하는 데에 그쳤다. 그러나 전국 스크린수가 56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여타 다른 영화들보다 오히려 높은 좌석점유율을 보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훌륭한 다큐멘터리가 먼저 TV로 소개된 뒤 극장에서도 선을 보이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방송용과 극장용의 차이에 대한 고민이 좀더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순위에 오르지 못한 영화 중, 코엔 형제의 신작 <시리어스 맨>이 불과 2천명 가량의 관객만을 모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인 디 에어>는 이제까지 5만 명 정도의 누적관객수를 동원했고, <예언자> 역시 2만 명 남짓의 관객만을 모았다. 전세계 대기업과 WTO 같은 기구들을 골탕먹였던 사회운동단체 '예스맨'들의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예스맨 프로젝트>도 1,400명 가량의 관객만을 모았다. 극장가엔 아직도 매서운 북풍이 불고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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