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민중연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136개 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는 한미FTA 협상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해 "국민에게 믿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 기대효과를 신뢰할만한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한미 FTA로 양극화 해소할 수 있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궤변"
이들은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에 매진하기는커녕 한미 FTA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한미 FTA에 대해 "단순한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전면적 개방을 전제하는 것이고,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의 하부구조로 종속적 편입을 심화시키는 기제"라며 "대통령과 소수 관료들은 경쟁력 강화와 양극화 해소라는 장밋빛 수사만 되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지금 이 나라에서 과연 누가 한미 FTA의 긍정적 기대효과를 자신있게 언급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초래할 결과를 우려하고, 나아가 산업 전반의 대미종속과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자료부터 내놓고 한미 FTA 추진하라"
이들은 "재벌기업의 경제연구소조차 (한미 FTA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국책 연구기관들조차 그 득실을 저울질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관료들은 밀실에서 졸속협상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한미 FTA의) 기대효과를 신뢰할만한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 사회에 대해 "양극화, 고령화, 순환의 위기라는 이중 삼중의 덫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 뒤, "국민의 생존과 후대의 미래를 송두리째 미증유의 재앙 속에 던져버리는 한미 FTA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사회양극화 해소 국민연대'가 발표한 성명과 참여단체 명단은 다음과 같다.
사회양극화 심화시키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
지난 1월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통해 양극화 해소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말로만 양극화 해소 정책에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해 온 입장이지만, 대통령이 나서 이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라고 천명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기대는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기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인 비정규직 남용 억제와 차별 해소는 그 기본적 출발점이 되는 입법조차 원칙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으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각종 제도와 정책, 그리고 현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에 매진하기는커녕 한미 FTA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유포하며, 졸속적인 FTA 추진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한미 FTA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며, 선행한 한-칠레 FTA와는 차원이 다른 전면적 개방을 전제하는 것이다. 또한 단순한 경제협정을 넘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더불어 '포괄적 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의 하부구조로 종속적 편입을 심화시키는 기제이다. 이처럼 나라의 미래에 더할 나위 없이 중차대한 협상을 추진하면서 대통령과 소수의 관료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밀실에서 경쟁력 강화와 양극화 해소라는 터무니없는 장밋빛 수사를 되뇌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나라에서 과연 누가 한미 FTA의 긍정적 기대효과를 자신 있게 언급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초래할 결과를 우려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산업 전반의 대미종속과 신자유주의적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지는 '제2의 IMF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과 이윤을 지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재벌기업의 경제연구소들조차 그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국책 연구기관들조차 그 득실을 저울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단지 밀실에서 이 협상을 주도하는 친미 관료들과 노무현 대통령만이 한미 FTA를 미래라고 강변하고 있을 뿐이다. 한미 FTA가 우리의 미래라고 자신한다면 대통령과 이 정부의 관료들은 밀실에서 졸속협상을 추진하면서 국민에게 믿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 기대효과를 신뢰할만한 전망과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와 그 결과로 따라올 전면적 시장개방은 농업과 의료, 교육, 금융, 서비스, 문화산업 등 일부 제조업을 제외한 산업 분야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과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멕시코, 브라질 등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 나라들의 전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 나라들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 공공성의 후퇴와 빈곤 확대, 양극화의 심화는 곧 우리에게 닥칠 재앙의 예고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면서 한미 FTA를 통해 국민의 생존을 볼모로 내던지는 정부의 정책은 양립 불가능한 모순이며 거짓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지금 우리 사회와 경제는 양극화, 고령화, 그리고 순환의 위기라는 이중삼중의 덫에 빠져 있다. 30년 동안의 개발독재와 성장주의의 파탄 지점에서 IMF 외환위기가 닥쳐 왔던 점을 거울삼아 볼 때 지금은 이중삼중으로 발목을 옥죄는 덫을 걷어내고 새로운 발전의 모델과 사회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이 의견을 모으고 합의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다. 우리는 이같은 시점에 사회와 경제에 더 큰 위기를 부르고 국민의 생존과 후대의 미래를 송두리째 미증유의 재앙 속에 던져버리는 한미 FTA 추진을 반대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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