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 배시 '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은 19일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방한 이후, 17일부터 18일까지 영산강 죽산보와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을 돌아다녔다.
4대강 사업 반대 움직임이 국제사회로 번질 전망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린피스,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함께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 벗'과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공동 행동에 들어간다.
'지구의 벗'은 77개국에서 200만 명의 회원과 후원자를 두고 있으며 세계 5000여 개 시민·환경단체와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니모 의장은 4대강 사업의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한국에 초청됐다.
"4대강 사업 막기 위한 한국에서의 활동, 너무 중요하다"
니모 의장은 4대강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느낀 점을 두고 "암울한 미래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강에 의존해서 살던 생명체뿐만 아니라 그곳 지역 주민도 쫓아내는 게 4대강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은 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영원히 바꾸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 세계적인 환경단체 '지구의 벗' 국제본부 니모 배시(Nnimmo Bassey) 의장이 18일 오후 경남 창녕군 함안보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지역 환경운동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니모 의장은 "녹색 성장은 지속 가능한, 자연스러운 성장"이라며 "하지만 4대강 사업이 그런 성장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영산강 죽산보에서 보았던 물고기를 거론하며 "물고기가 댐에 가로막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그런 현상은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4대강 사업 홍보 광고를 두고도 쓴 소리를 던졌다. 니모 의장은 "공사 현장 주변에 4대강이 완성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광고하는 전광판을 봤다"며 "광고에 나오는 아름다운 사진은 장밋빛 미래를 설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니모 의장은 "나이지리아에서도 석유 회사가 공사할 때,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경험상 이런 사업은 자세히 세부 사항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니모 의장은 "지금 경제를 이끌어 가는 이념의 중심에는 환경과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이익이 중심에 있다"며 "그렇기에 기업과 국가는 풀뿌리 주민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을 막고자 우리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하는 활동은 우리가 아닌 다가오는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니모 의장은 한국의 상황을 두고 "짧은 시간 한국을 방문했지만 여기에서의 활동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같이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저지 위해 국제사회에서 4대강 문제 알리고 연대하겠다"
환경운동연합은 향후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국제적인 힘을 모아 저항 활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들은 그린피스, WWF, 지구의 벗 등 전 세계 7000여 NGO, 전문가, 시민과 연대해 4대강 사업 중단 국제 서명 및 항의 메일 보내기 운동 등을 전개한다.
또 오는 5월로 예정된 지구의 벗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의제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0월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개최 예정인 지구의 벗 국제본부 총회에서도 4대강 문제를 이슈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G20 정상 회의가 열리는 10월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국제 NGO 활동가와 '4대강 현장 탐방' 및 '4대강 사업 중단 촉구' 퍼포먼스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올해는 UN이 정한 '생물종 다양성의 해'이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물의 근간이자 이동처이고 서식처인 4대강이 파괴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사회에 4대강 문제를 알리고 국제기구와도 연대해 이 사업을 반드시 진행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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