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이 대세다. 이명박 정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이 '실용'을 이야기하기 오래 전부터, 대중의 관심사는 실용적이었다. 비싼 등록금을 내며 다닌 대학이 과연 밥벌이에 도움이 될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언제까지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아이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할 수 있을지, 나이가 들어서 돈을 벌 수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기업인들은 소비자의 이런 관심사에 부응하는 상품을 내놓으려 머리를 쥐어짠다. 시민운동가들의 화두 역시 이런 주제다. 출판물 등 지식 상품도 이런 관심사를 겨냥한 게 많다.
그런데 이상하다. '대세'에 가장 민감한 이들이 모인 정치권에선 이런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이 대통령처럼 '실용'을 내세운 정치인 역시 다를 게 없었다. 대중의 실용적인 관심사와 대통령의 실용적인 관심사 사이의 거리는 아득하기만 하다.
그러나 '대세'를 무시할 수 없는 게 결국 정치인이다. 대중이 고민하는 '진짜 실용적인' 문제에 대해 답을 찾으려는 정치인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가 있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일보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행사다. "복지국가를 제안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 제안 대회 및 출판기념회가 그것.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되, 지식기반경제의 역동성 역시 함께 키워가려는 이들이 모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마련한 이 행사에 참가하는 정치인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정동영, 천정배, 이종걸, 한명숙(이상 민주당), 이정희, 김성진(이상 민주노동당),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이상 진보신당), 유원일(창조한국당)….
범야권 주요 정치인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그동안 다듬어온 문제의식의 힘이었다. "신자유주의 양극화에 따른 민생 고통은 이제 임계치에 다다랐다. 그러나 집권 세력은 민생불안의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창조적 선진화' 담론으로 더욱 힘을 결집하고 있다. 이에 맞서 새로운 진보세력의 등장을 위한 논리와 전략이 더욱 절실해졌다."
이런 문제의식을 확인하고, 대중의 진짜 실용적인 관심사에 응답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 진영이 결집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게 15일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의 생각이다. 이날 행사는 복지국가의 청사진을 부문별로 정리한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 출판 기념회를 겸하는 자리이기도 하며,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구상에 동의하는 이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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