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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에는 아름다운 병원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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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에는 아름다운 병원이 없을까요?"

[화제의 책] 백경학의 <효자동 구텐 백>

장애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재활 병원 건립을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의 특별한 인생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백경학의 인생 스토리가 담긴 에세이집 <효자동 구텐 백>(백경학 지음, 푸르메 펴냄)이 그것이다.

백경학은 CBS, <한겨레>, <동아일보> 등에서 잘나가던 기자였다. 그런 그가 기자를 그만두고 재활 병원 건립을 결심한 계기는 오로지 아내 때문이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백경학은 기자 시절 독일 뮌헨대학 연수 중 영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그곳에서 불의의 교통 사고를 당했다. 아내가 차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내려던 찰라 뒤에서 달려오던 자동차가 아내를 덮친 것. 이 사고로 아내는 두 달을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 <효자동 구텐 백>(백경학 지음, 푸르메 펴냄). ⓒ프레시안
다행히 의식은 겨우 되찾았지만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됐다. 그 뒤 독일 재활 병원에서 오랫동안 재활 치료를 받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한국 병원의 상황은 유럽과는 너무 달랐다. 귀국한 지 사흘 뒤 '한국 병원에 입원해 재활 치료를 계속 받아라'는 독일 주치의의 당부에 따라 의료진이 좋다는 국내 한 재활 병원을 찾았지만 치료를 받기는 요원했다.

다른 이유도 아니었다. 병실이 없기에 입원 신청을 한 뒤 두 달에서 석 달을 기다려야만 했다. 개인소득 2만 달러, 교역량 11위의 경제 대국에서 입원할 병실이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국내 병원들은 재활 병동과 재활의학과를 개설하는 걸 주저하고 있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응급 환자나 외과 환자의 경우, 각종 수술과 검진을 통해 높은 의료비를 받을 수 있지만 재활 환자의 경우, 응급 상황이 지났기 때문에 병원에서 해줄 것이 별로 없다. 결국 싼 의료수가에 비해 물리 치료나 작업 치료 등 비싼 인건비에 의존해야 하는 재활 병원은 적자일수 밖에 없다. 병원에서 재활 병동을 꺼리는 이유다.

백경학은 영국과 독일에서 경험한 것과 같은 제대로 된 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환자가 중심'에 있고 '환자가 존중받는' 병원을 짓는 일에 직접 나서기로 결심했다. '푸르매재활전문병원' 건립을 결심한 것.

하지만 국내에서 재활병원을 짓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였다. 백경학은 우선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재단 설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02년 국내 최초의 하우스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를 세웠다.

그는 맥주 전문점이 안정권에 든 200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푸르메재단에서 장애인을 위한 재활 병원 '푸르메병원' 건립에 매진했다. 이처럼 어려운 준비 과정을 거쳐 푸르메병원은 2012년 경기도 화성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처음에는 불가능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만류했던 재활 병원 건립. '효자동의 구텐 백' 백경학 상임이사는 이것을 오로지 신념 하나로 해쳐나간다. 한 사람의 의지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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