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가 이번 달 말로 임기를 끝마치는 가운데, 한국은행 노조가 "후임 한은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인물이 돼야 한다"는 입장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후임 총재로 금융권에서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어윤대 전 고려대학교 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9일 한은 노조는 성명서에서 "후임 한은 총재는 어떠한 정치적 논리나 현 정권과의 친분관계 등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소신과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중앙은행의 궁극적 목적은 통화신용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경기부양에 중점을 둬 국가경제를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시키곤 하는 정부정책과는 본질적으로 상충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후임 총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중앙은행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한 소신과 철학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전문성 △물가안정에 대한 확고한 신념 △금융정책과 실물경제에 대한 조화로운 시각 △내부경영에 대한 비전 등 다섯 가지가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는 최근 국내 경제전문가 100명이 꼽은 설문조사 결과와도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 관계자는 "특정인을 지목하고 성명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노조가 합당한 인물로 생각하지 않는 분이 총재가 될 경우 별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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