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체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권력도 없고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도 없다. 하지만 이들은 지구촌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피스잼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영감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변화하여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 사회부터 바꾸는 직접 행동을 벌이도록 돕는다. 지구에 살고 있는 60억 인류를 위해 평화, 인권, 정의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피스잼은 1966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창립된 비정부조직(NGO)으로 전 세계 청소년을 위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한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달라이 라마, 아웅산 수치, 데스먼드 투투 등 12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이 참여하며, 2007년 노벨평화상 협회에서 공식 인증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996년에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부터 중고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청소년 스스로 조직하는 봉사 활동과 평화운동을 촉구한다. 이들은 단지 전쟁, 갈등, 폭력이 없는 세상뿐 아니라 안전, 복지, 정의, 평등이 넘치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동안 전 세계의 60만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으며 10개국에서 피스잼 청년국제회의를 진행했다.
▲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함께 하는 평화 학교(A Billion Simple Acts of Peace, PeaceJam Foundation)>(이반 수반체프·돈 피커드 엥글 지음, 이순미 옮김, 다른 펴냄). ⓒ프레시안 |
그러나 지구시민사회가 충분하게 발전한 것은 아니다. 단지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러한 지구적 시민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구의 대다수 인구는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취약 계층으로 시민 행동에 참여할 조직, 재정, 통신 수단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다.
실제로 대다수 시민 조직은 서양의 선진국에 살고 있는 교육받은 백인 중산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빈민층이 참여하는 경우는 매우 적다. 유엔에 자문하고 있는 비정부조직 가운데 15퍼센트 미만이 개발도상국에 기반을 가지고 있다. 지구화되는 세계에서 주요 정책의 결정 과정과 집행 과정은 대부분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 국제기구, 각국 정부, 초국적기업, 국제 비정부기구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모두 소수의 사람들에게 지배되고 있다.
급속하게 하나로 통합되는 세계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피스잼은 다른 어떤 시민 조직보다도 풀뿌리 차원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계획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을 쓴 이반 수반체프와 돈 키퍼드 앵글은 피스잼을 창설한 사람이며, 평화운동의 미래가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2000년에 결혼했고, 지금은 두 아들과 함께 콜로라드 주의 산속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벌이는 자율적 시민 활동은 지구의 미래를 위해 큰 희망을 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한국의 청소년들도 우리가 살고 있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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