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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콧물'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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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콧물'은 이제 그만!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코 뻥 뚫리는 법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은 한국미의 극치다. 한국의 아름다움은 유려한 곡선이다. 박경리가 지적했듯이 버선의 코, 도자기의 곡선 등이 한국미의 결정이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후, 한국미의 DNA가 흐른다, 이렇게 언론에서 이구동성으로 논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그가 보여준 눈물은 국민 모두를 울렸다. 그 눈물은 한국미의 화룡정점이다.

여기서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의 눈물 대신 콧물에 주목하자. 김연아의 경기를 눈여겨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김연아는 항상 코를 풀고 경기를 시작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기쁨의 눈물이야 같이 흘려야 마땅하지만, 콧물은 흐리지 않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얼굴뼈에는 공기가 차 있는 굴이 여러 개 있다. 이런 굴은 코와 연결돼 있는데, 이것을 바로 부비동이라고 한다. (특히 축농증 등과 관계있는 부비동은 양쪽 위턱에 위치한 상악동이다.) 이런 부비동의 존재 이유를 놓고 여러 가지 설명이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것이 뇌를 식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 김연아가 경기 전에 항상 코를 푸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시스
뇌는 우리의 몸무게 중 4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산소 소비량의 4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당연히 쉽게 열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바로 이것을 부비동이 식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가 막히면, 즉 부비동이 막히면 두통이 오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콧물로 부비동의 외부 환기 구멍이 막히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면, 김연아가 무표정하게 아사다 마오를 비롯한 경쟁자의 경기를 지켜보다가, 코를 풀고 경기에 나오는 것도 최상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통과의례다. 김연아의 코 풀기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이다.

추우면 코의 온도를 유지하고자, 점막의 모세혈관으로 피가 모인다. 당연히 코의 점막이 부풀고, 그만큼 공기의 통로가 좁아진다. 이렇게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 공기는 더 따뜻하고 습해져서 폐 속으로 들어간다. 이 흡입된 공기는 폐에 도달했을 때는 36.5도로 체온과 비슷할 만큼 데워진다. 이 과정에서 코 점막의 점액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콧물이다.

이렇게 콧물이 흐르는 것을 놓고서, 서양 의학은 코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전체적인 몸 상태를 염두에 두고 코의 상태를 살핀다. 예를 들면, 코에 맑은 콧물이 생기면서 막힐 때, 배에 핫팩을 올려놓고 한참 시간이 지나면 막힌 코가 뚫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한의학은 몸 전체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코 건강법을 제시한다. 김연아가 경기 전에 배에 핫팩을 안고 있거나 엉덩이에 핫팩을 깔고 앉았다면 코가 뻥 뚫려 굳이 경기하러 나갈 때 코를 풀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믿지 못하겠으면, 코가 막혀 있는 분들은 지금 당장 시도해 보시라!)

코가 계속 막히는 이들에게 좋은 것으로 파 뿌리가 있다. 파는 잘 죽지 않는다. 바람과 햇빛에 말라도 흙이 닿으면 다시 자란다. 바로 이 파의 잘 살아나는 기운은 양기다. 파줄기 내부는 끈끈한 진액으로 내부의 양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빈 곳에 갇힌 양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한 상태이므로 파의 흰 뿌리는 양기를 대표한다.

파 뿌리는 코에서도 찬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한다. 대추 생강을 먼저 달인 후 마지막으로 파의 흰 뿌리를 2~3개 달여서 자주 음용하면 코가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민간에서 자주 사용되는 또 다른 약물은 목련 꽃봉오리다. 약재로 이용되는 것은 벌어지기 직전의 꽃봉오리다.

나물로는 방풍나물이 있다. 방풍은 글자처럼 바람을 막는다. 마치 병풍처럼 막아준다. 매운 맛으로 내부에서 외부로 기를 내보내 외부의 방어 능력(온도 조절 능력)을 단단히 하고 뒤에 나오는 단맛으로 다시 돌아와 위장을 보호해주는 묘한 속성이 있다. 봄에는 방풍나물로 코를 건강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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