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태안 기름 유출…생활고 비관 주민 자살

유출 사고 이후 네 번째 주민 자살…"비극은 이제 그만"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이 경제 형편을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오전 9시 40분께 태안군 태안읍 성모(52) 씨 집에서 성 씨가 계단 난간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 남모(51)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성 씨는 오전 9시께 가족들에게 외출을 한다고 나간 뒤, 자신의 집 계단 난간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 경찰서는 성 씨가 유류 피해 등으로 인한 채무가 발생하고 또 자신이 맡고 있는 보상 업무 역시 원활히 해결되지 않자 신변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성 씨는 지난 2007년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피해 주민 단체인 피해민연합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책임 제한 신청을 하자 주민 대표로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성 씨는 기름 유출 당시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에서 대규모 전복양식장을 운영했다.

성 씨가 현장에 남긴 A4 1장 분량의 유서에는 "2007년 태안 해역 유류 피해로 처음 시작한 양식 사업의 주기가 깨지고 채무만 늘어가는 처지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속하고 원만한 배상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태안 기름유출 사고 후 피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은 성 씨를 포함해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