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왜곡 전달한 것에 대해 "조금 '마사지'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며 유야무야 넘어갔던 청와대가 이명박 정부 2년 평가 자료도 '마사지'했다.
경제정책 평가에 있어 민감한 통계인 고용률, 지니계수 등에 대해 통계청 수치 등 통상적으로 쓰이는 자료가 아닌 청와대 만의 독자적인 수치를 제시해 성과는 부풀리고, 과실은 은폐했다. 이런 '마사지 통계'를 근거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23일 춘추관에서 가진 '이명박 정부 2년 국정성과'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부 2년 성과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소득분배 정도가 개선됐다는 점"이라면서 '빈부격차 완화'를 이명박 정부의 성과로 꼽았다.
한국 고용률이 미국 고용률보다 높은 이유? '통계 장난'
청와대는 이날 '통계로 본 이명박 정부 2년'에서 "고용률(15-63세)이 집권 첫해인 2008년 63.8%에서 2009년 62.9%로 0.9%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전 세계가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2009년 경제성장율 등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고용문제는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 없는 회복'이 큰 화두다. 이명박 정부도 고용률이 하락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타 국가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작다"면서 "미국은 61.0%(2008년)에서 58.2%(2009년)로 2.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국에 대해선 '15-63세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고용률로 제시했고, 미국에 대해선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고용률로 제시했다. 미국의 고용률이 한국의 고용률보다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은 2008년 59.5%에서 2009년 58.6%로 0.9%포인트 하락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고용률(59.8%)과 비교하면 이명박 정부 2년간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했다.
OECD 기준으로 '15세-64세 인구'의 고용률을 보면, 미국의 고용률은 지난해 70.9%를 기록했다. 한국의 고용률(63.8%)은 독일(70.2%), 영국(72.7%)에 비해 크게 떨어지며, OECD 평균치인 66.5%보다 낮았다. 고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시장소득 지니계수' 대신 '가처분소득 지니계수' 제시
청와대는 소득분배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에 대해서도 '눈속임'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지니계수가 "2007년 0.300에서 2008년 0.298로 2008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던 소득분배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 정도가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청와대가 제시한 지니계수는 시장소득만을 따진 시장소득 지니계수가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 지니계수는 0.325로 1990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높았고, 2007년 지니계수 0.324보다 악화됐다.
청와대가 제시한 수치는 시장소득에다 정부의 재정 효과(조세와 정부지출)를 개입해 산출한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였다. 또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처분소득만 따졌다. 전국 전 가구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2007년 0.316에서 2008년 0.316으로 변화가 없었다.
더욱이 2008년 가처분소득 지니계수에 반영된 재정효과는 이명박 정부의 재정정책에 기인한 것도 아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에 짠 예산이 집행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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